최근 코스닥시장 반등에서 나타난 특징은 외국인과 기관이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도주도 없는 상황에서 개인이 투기적 매매에 나서며 지수가 방향성을 상실했던 연초의 상승 장세와는 확연히 달라진 현상이다. 외국인들이 매수 주체로 부상함에 따라 지수의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고,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오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도 연초 장세와는 다른 모습이다. 시장의 체질 자체가 '거래소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우량주의 부상이다. 연초에 온갖 테마가 득실거리면서 왕따당했던 NHN 아시아나항공 LG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반등장을 주도하고 있다. 예컨대 시가총액 1위인 NHN은 연초 랠리에서 철저히 소외됐었다. 코스닥지수는 연초부터 지난 2월17일까지 32% 올랐지만 NHN은 이 기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시가총액 1위 종목으로서 이름값을 전혀 하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4월 중순부터 정반대 상황이 나타났다. 코스닥지수는 449에서 횡보세를 보였지만 NHN은 강세를 나타내며 시장 반등을 이끌어냈다. 31일 현재 10만8000원으로 4월15일(8만7000원)보다 20.0% 올랐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당시에 비해 4.2% 오르는 데 그쳤다. 우량주의 강세가 그만큼 돋보인다는 말이다. 우량주의 초강세 배경은 매수 주체로 떠오른 외국인 덕이다. 코스닥시장이 한껏 달아올랐던 지난 1월 1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시장을 외면했던 외국인들은 4월 1409억원에 이어 5월에도 15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주가가 오르면 단기에 매도하던 과거와는 달리 추세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5월 들어서는 3일만 제외하고는 매일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마저 매수세에 가세하는 조짐이어서 시장의 체질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다만 연초 장세와 유사한 점은 여전히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업성이 확인되지 않은 줄기세포주 등이 연일 상한가 행진을 벌이다가 일순간에 폭락세로 돌변하는 등 '롤러 코스터'를 타는 종목도 흔하다. 전문가들은 테마주들의 발빠른 순환매에 대해서는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지만,우량주들의 실적 호전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