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유럽연합(EU)헌법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큰 표 차로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EU의 정치통합 일정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프랑스 내무부는 30일 국민투표 최종 개표 결과 반대 54.87%,찬성 45.13%로 EU헌법이 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EU헌법이 부결되기는 25개 회원국 가운데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네덜란드 국민투표에서도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EU헌법의 도미노 부결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개표 직후 TV 연설을 통해 "EU헌법 부결로 유럽에서 프랑스의 이익을 지키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대통령 취임 10주년을 맞아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시라크 대통령은 조만간 내각 개편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EU 지도자들은 프랑스의 EU헌법 부결에도 불구하고 헌법 비준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EU헌법은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발효되게 돼 있어 EU 통합 일정이 극히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