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원내대표가 30일 "최근 한나라당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며 이례적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경계론을 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의원.중앙위원 연석 워크숍 개소식 인사말에서 "4.30 재.보선에서 23대 0은 말이 패배이지,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다. 패인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해 보자"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당은 한나라당을 변화가 불가능한 정당, 수구보수세력이라고 평가해왔다"며 "그러나 한나라당은 최근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지원을 과감하게 하자는 주장을 했고, 성장도 중요하지만 분배도 충분히 하자고 주장하는 등 국민의 시선을 바로잡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한나라당의 변화에 대해 좀 더 확실한 대안을 가지고, 이들을 압도할 만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여야의 정책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정책정당 건설'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정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에 대한 경계론을 편 것은 우리당 지지도가 떨어지고, 한나라당이 정당지지도 1위를 달리면서 여권 내부에서 재집권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워크숍에서 치열한 당내 노선투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고 전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일종의 `화두'를 던진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한 경계론을 편 뒤 "여당이 내부 노선투쟁에 빠진 것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당과 국정운영을 우선시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철저한 자성을 토대로 대안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개혁의 반대는 수구지, 실용이 아니다"라며 "실사구시적인 정책을 가지고 개혁을 추구해야 하고, 정책을 정치의 중심에 세워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유능한 집권세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원내대표는 여권의 경제정책과 관련, "우리가 일시적 부양책을 쓰지 않더라도 충분하게 대안을 제시하고 성과를 거뒀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양극화 해소와 동반성장 목표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이 늘어난 통계치를 보니 우리가 못 미치는게 많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가 됐다"며 거듭 자성을 촉구했다. (무주=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