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를 절반으로 깎아 드릴 테니 저희 상가에 입점해 주세요."


"의류를 값싸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 드릴 테니 우리 쇼핑몰에 머물러 주세요."


26개 도소매 상가에 2만8000여개 의류 매장이 영업 중인 동대문 패션타운.현재 이 곳에서는 상인을 끌어들이려는 신규 쇼핑몰들과 이들의 이탈을 막으려는 기존 쇼핑몰들 간의 경쟁이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5개의 대형 쇼핑몰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인 데다 동대문 축구장 뒤 동부주차장까지 쇼핑몰 개발 계획이 확정되는 등 극심한 공급 과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각 쇼핑몰 운영 업체들은 임대료를 대폭 낮추거나 저가 의류 공급 루트를 제공하는 등 입점 상인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넘쳐나는 패션 쇼핑몰


동대문 패션타운에는 내년 3월부터 2007년 말까지 굿모닝시티를 비롯 패션TV 라모도 디오트 나인플러스 등 5개 쇼핑몰이 추가로 들어서게 된다.


또 주변 상인들의 반대로 증축이 무산됐던 동부주차장이 지난 4월 중구청으로부터 지하 5층,지상 5층규모의 쇼핑몰 증축 허가를 받음에 따라 쇼핑몰 공급 과잉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동부주차장 쇼핑몰은 특히 공급과잉을 의식해 임대료를 주변 상가의 절반 수준에서 책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송병렬 사무국장은 "매장 공급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장사를 할 입점 상인 수는 한계에 달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상가의 평균 공실률이 20%에 이르는 등 동대문의 분양 현실은 최악"이라고 덧붙였다.


주변의 한 중개업자는 "분양이 가까스로 되더라도 등기분양을 받은 투자자들이 실제로 장사를 할 상인들에게 임대해야 하는데 신규 상인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상인 이탈을 막아라


지난 24일 서울 시청앞 광장. 300여명의 동대문 도매상가 대표 및 임차인들이 집회를 열었다.


동부주차장 쇼핑몰의 임대료가 주변 상가의 '반토막'에 불과할 것으로 알려지자 세입자를 빼앗길 판이라며 인가를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


이날 시위는 쇼핑몰 공급 과잉에 대한 동대문 상인들의 위기 의식이 표출된 대표적인 사례.


두타 밀리오레 헬로에이피엠 등 소매 쇼핑몰 '빅3'는 상인들을 붙잡기 위해 의류 저가 공급루트를 개척하고 있다.


두타는 상인들이 중국산 의류를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중국 광저우시에 현지 사무소 개설을 준비 중이며 지난 23일에는 입점 상인들을 이끌고 현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헬로에이피엠 역시 같은 목적으로 30일 입정상인들과 함께 광저우를 찾을 예정이다.


헬로에이피엠 장제윤 이사는 "공급 과잉 시대의 패션몰 운영은 관리측면만으로 부족하다"며 "쇼핑몰들이 올 들어 임대료를 내리거나 동결하고 다양한 부대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