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분석] 외환은행, 두 가지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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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오프닝)
최근 조정장의 가장 유망한 테마로 손꼽히는 것이 IT종목과 은행주입니다. 둘다 업황 전망이 밝다고 보는데다 시장이 살아날 경우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의 앞다퉈 선호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인데요.
오늘 와이드 분석에서는 은행주 가운데서도 특히 다른 종목과 구별되는 호재를 갖고 있는 외환은행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외환은행… 1분기에 실적이 상당히 좋게 나왔다던데, 먼저 실적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1분기 당기순이익이 3천 2백억원으로 나왔습니다.
은행의 1분기 실적이 모두 좋게 때문에 이례적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대개 천5백억원대 정도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
3천2백58억원은 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인데요.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에 적자를 냈던 외환카드 부문이 718억원 흑자를 냈고요.
지난해에는 카드 부문에서 충당금 적립으로 모두 5천6백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는데
지난해 카드 부실을 떨어낸 덕에 올 1분기에는 카드 부문 충당금 적립액이 15억원에 그쳤습니다.
이것만 해도 효과가 큰데다 동아건설 채권을 골드만 삭스에 팔면서 540억원 이익이 났고요.
하이닉스 채권을 정상여신으로 분류하면서 충당금 환입에 따라 540억원 그리고 범양상선 매각 이익 등으로 250억원 등
부실 자산이 효자 노릇을 하면서 이익이 크게 늘었습니다.
(앵커)
애물단지가 올 1분기 실적에는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한 셈이로군요.
이것이 외환은행의 호재 가운데 하나인가요?
(기자)
흔히 증권가에서 기업에 대해 가치를 매길 때 기업분석이라고 하는데요.
사실 기업분석은 기계적이고 단편적인 파악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해석이라고 할 수 있고요.
기업해석은 그 기업의 고유한 특징이 어떤 측면에서 부각될 수 있는지를 잘 살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외환은행도 이런 각도에서 본다면, 은행은 은행이지만 투자자산을 가득 채워 갖고 있는 펀드와 같은 은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 대부분이 원해서 보유한 것이 아니라 출자 전환 등을 통해서 어쩔 수 없이 보유한 것들이긴 하지만, 주식시장이 살아 나면 가장 가치 회복이 눈에 띨 수 있는 자산들이죠.
대표적으로 하이닉스인데요.
하이닉스 주가가 회복되면 하이닉스도 중요하지만 외환은행을 바로 떠올려야 합니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하이닉스 채권단이 보유지분 30%를 조기 매각할 경우, 외환은행이 가장 큰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30%면 2조원 정도 현금화가 되는데 채권단 가운데 외환은행이 13.8%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3천4백억원의 매각 대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장 매각하지 않더라도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외환은행은 평가이익이 발생하는 셈이고요.
하이닉스를 꼽지 않더라도 현대건설, 현대상사, SK네트웍스 등에 대해서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처분할 경우 매각금액만 9천4백억원
여기서 추가로 반영되는 이익만 2천8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결국 은행 업황 측면에서 뿐 아니라 부실기업 구조조정이라는 측면에서 관찰돼야 할 은행이 외환은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단순히 은행 영업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은행이다… 이런 지적이로군요.
또 하나의 호재는 무엇입니까?
M&A인가요?
(기자)
마지막 남은 M&A 대상 은행이라는 점이 뚜렷이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어느 분석 보고서에서는 영화 제목을 빌어서 캐치 미 이프 유 캔,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 이런 제목을 달기도 했는데요.
외환은행이 상당히 매력적인 M&A 대상이지만 반대로 결코 호락호락하게 인수당하지도 않을 은행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론스트가 지금 외환은행의 대주주인데 오는 10월말부터는 론스타의 지분 매각 제한이 풀리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 다섯달 남짓 남았는데요.
곧 M&A 관련 이슈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상하는 배경은 외환은행의 총자산이 1분기말 기준 65조원인데 제일은행의 44조원 한미은행의 52조원보다 크기 때문에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경우 국내 은행 산업의 판도가 바뀔 수 있고 또, 국내에 진출하려는 외국 금융 자본도 교두보로서 탐을 내기에 딱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M&A 대상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되리라고 보고 있는데요.
한누리증권에 따르면 과거 한미은행 M&A의 경우 M&A 체결 10달 전이 가장 저평가됐던 시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올 하반기 이후 M&A가 구체화된다고 가정한다면, 어디서 M&A에 나설지 아무런 윤곽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 때가 가장 M&A 프리미엄이 낮은 시기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앵커)
M&A 대상으로 매력적이라고 하더라도 가격도 맞아야 하고 실제 기업 내용이 우량한지… 이런 부분도 살펴야 하지 않습니까?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한누리증권에 따르면 과거 제일은행과 한미은행 인수를 기준으로 할 때 외환은행의 인수가격은 약 6조원 남짓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두 은행이 모두 3조원 남짓에 팔렸는데,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주가로 환산하면 약 만원 수준입니다.
가격은 모두 밖에서 어림잡아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론스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또, 인수전에 누가 뛰어들 것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그렇지만 가격은 빼놓고라도 몇 가지 매력적인 부분을 지적하고 있는데요.
하나가 외환은행의 지분 구조가 대주주와 정부지분이 85%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서 공개 매수 부담이 적다는 것
또 하나는 외환 거래나 신용카드 등 수익성이 높은 수수료 부문에서 경쟁우위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은행 가운데 국민은행 다음으로 실적 개선 폭이 두드러지고 있고 클린화 과정을 통해 카드 자산도 상당히 건전화됐다는 것 등을 꼽고 있습니다.
욕심을 낸다면 대형 금융자본이 충분히 덤벼들 만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인데요.
이를 반영하듯 올해 들어 외국인 지분율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인 지분율이 늘고 있다… 어느 정돕니까?
(기자)
연초 주식시장이 크게 달아오를 때 물론 외국인 지분이 처음에 주춤하다 1월 중순 이후 크게 늘었습니다.
다시 3월 들어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대부분 종목들은 외국인 지분율도 함께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외환은행은 반대로 3월에도 지분율이 크게 줄지 않은 가운데 4월부터는 급격히 지분이 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M&A 기대 등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읽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앵커)
증권가에서는 어떤 의견들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대개 9천원에서 만원사이 적정 주가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가장 낮은 곳이 동양종금증권으로 7천원 그리고 가장 높은 곳이 한누리투자증권으로 만6백원입니다.
한누리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등이 매수의견을 내놓고 있고요.
메리츠증권과 동원증권, 동양종금증권, 대신증권 등은 중립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적 호전에 대해서는 대개 의견이 일치하지만 M&A 전망을 놓고 시각이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