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이가 골을 많이 넣어주면 저도 도움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 시즌 특급 도우미로 변신한 '샤프' 김은중(26)이 '슈퍼루키' 박주영(20.이상 서울)과 함께 토종 쌍포의 위력을 유감없이 떨치고 있다. 김은중은 22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삼성하우젠 K리그 2005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을 뿜어 2005년도 마수걸이 골을 뽑아낸데 이어 후반 결승골과 쐐기골을 연속 어시스트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정규리그 개막 후 2연패에 빠졌던 팀에 3-1 승리를 안긴 것. 특히 올 들어 팀 플레이에 주력하던 김은중은 지난해 11월7일 부천 SK전 이후 6개월만에 골맛을 보며 시즌 마수걸이 득점포를 뿜어 기쁨을 더했다. 전반 12분 박주영의 돌파를 전남 수비수가 저지하자 페널티지역 가운데서 기회를 노리던 김은중은 가볍게 왼발로 밀어넣어 선취골을 뽑아냈다. 김은중은 1-1로 맞선 후반 9분 문전 혼전을 펼치다 이원식에게 볼을 밀어줘 역전골을 끌어냈고, 종료 10분 전에는 상대 진영 왼쪽을 거침없이 돌파한 뒤 중앙으로 볼을 내줘 한태유의 대포알같은 중거리슛에 도움을 줬다. 지난주 광주 상무전에서 박주영의 해트트릭을 앞세우고도 3-5로 패했던 서울로서는 김은중의 동반 활약이 승리의 필수 요소라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인통산 50골 15도움을 올린 '토종 골잡이' 김은중은 올해 들어 컵 대회와 정규리그 3경기를 치르는 동안 1골 6도움을 올리며 '특급 도우미'로서 새로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도움 기록인 5도움(2001년)도 올 시즌에는 3개월만에 갈아치운 것. 변신의 원동력은 '천재 골잡이'로 불리는 특급 신인 박주영이 가세한 덕분. 박주영은 지난주 광주 상무전까지 올 시즌 13경기에서 9골을 몰아넣으며 신인답지 않은 위력을 과시해왔다. 이에 김은중은 박주영과 골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슛을 아끼고 찬스 메이커를 자임하며 팀 플레이에 주력하기 시작한 것. 김은중은 "도우미로 변신한 데에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주영이가 매 경기 골을 넣다보니 나도 도움이 많아진 것 같다"면서 "주영이가 골을 많이 넣어주면 도움왕도 가능할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오는 24일 성인대표팀 차출을 앞둔 박주영도 비록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전반 미드필더에서 후반 투톱으로 올라선 이후 3차례 날카로운 강슛을 날리며 상대 골키퍼 김영광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여전한 위압감을 줬다. 박주영은 "은중이형이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오늘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팀이 승리해 기분이 좋다"면서 "대표팀에 소집된다고 해서 별다른 느낌은 없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광양=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