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준공식을 막 끝낸 현대자동차 앨라배마공장.여의도의 두 배 크기인 210만평 부지에 들어선 엔진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 5개 공장은 최첨단 설비의 집합체로 현대차의 38년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첫 번째 공정은 자동차의 차체가 되는 보디 패널을 만들어내는 프레스 공정.이 공정에는 세단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뼈대를 동시에 찍어낼 수 있는 '글로벌 보디라인'이 적용됐다. 투자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이 공법은 현대차가 자체 개발해 앨라배마 공장에 처음 적용한 '작품'이다. 패널을 실어나르는 지게차도 앨라배마 공장에선 찾아볼 수 없다. 현대차가 이 공장에 첫 채택한 '유니버설 행거 방식' 덕분이다. 행거가 자동으로 다음 공정인 용접장으로 이동시켜 주기 때문에 인력이 줄어든 반면 생산 속도는 크게 높아졌다. 3800평짜리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고작 60명밖에 안되는 이유다. 차체 용접라인으로 이동했다. 노란색 용접 로봇 255대가 쉴새없이 손을 놀려 차의 골격을 만들어낸다. 도장에도 48대의 로봇이 배치됐다. 100% 자동으로 운영되는 용접 라인과 도장 라인은 앨라배마공장이 '시간당 생산대수(UPH) 73대'라는 의욕적인 목표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윤호원 기술담당 이사는 "이는 울산 공장이나 도요타 공장의 시간당 60대보다 훨씬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많은 근로자들이 자동차에 각종 전선과 타이어 시트 엔진 등을 장착하는 의장 라인을 거치자 완성된 쏘나타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차량은 2마일에 걸친 '테스트 트랙'을 무사히 통과해야 출고된다.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은 여기서도 그대로 실행되고 있다.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만큼 근로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지니 커씨(42·여)는 "몽고메리의 많은 사람들이 현대차 공장에 취직하고 싶어한다"며 "월급도 잘 받고 각종 수당 등 복지 수준도 좋기 때문에 노조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숀 보든씨(29)는 임금 수준에 대해 "입사 초기에는 시간당 14달러22센트를 받는데 6개월 뒤부터 조금씩 시급이 올라간다"며 매우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했다. 앨라배마 공장 근로자들은 현대차 파견직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몽고메리시 출신이다. 통상 아침 6시30분에 출근해 오후 3시15분까지 일한다. 점심시간은 오전 11시15분부터 낮 12시까지다. 현재 1일 1교대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오는 7월께 2교대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몽고메리(앨라배마)=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