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호 공군참모총장이 22일 인터넷 시뮬레이션 동호회원들과 사이버상에서 F-15 전투기 편대를 이뤄 가상적기를 격추시키는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이 총장은 이날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린 공군총장배 비행시뮬레이션 대회와 모형항공기 본선대회 개막에 앞서 이 같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직접 선보였다. 이 총장은 인터넷 시뮬레이션 동호회원으로 이 대회에 참가한 사이버 파일럿 2명과 함께 F-15 전투기 3대로 비행편대를 구성했다. 이 총장이 지휘기인 1호기를 맡아 지휘비행을 하고 인터넷 동호회인 `VAFA'(가상 공군사관학교)의 한윤섭씨와 `플시동'(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동아리) 황치웅씨가 각각 2호기와 3호기를 조종했다.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은 이 총장의 1호기는 이 총장이 비행조종 기구인 `쓰로틀'(throttle)을 조정, 전투기 출력을 올리자 활주로를 미끄러지 듯이 이륙했다. 같은 편대 소속 한씨와 황씨의 2, 3호기도 잇따라 이 총장의 뒤를 이어 공중으로 출격했다. 잠시 후 이 총장의 비행편대 레이더상에 가상적기인 MIG-19기 한 대가 출현했다는 신호가 들어왔다. 가상적기는 역시 인터넷 동호회인 `NEFS'(네이트 비행 시뮬레이션 동아리)의 유원준씨가 조정을 담당했다. 이 총장은 가상적기가 출현하자 긴장된 표정속에서도 침착하게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空對空) 미사일로 적기를 격추, 전투비행 베테랑으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총장은 이후 2, 3호 전투기와 멋진 편대비행 시범을 선보이는 한편, 단독으로 자유 선회비행 등 고난도의 공중 특수기동을 펼쳐 이를 지켜보던 주위의 사이버 파일럿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대회에는 시뮬레이션 부분 200여명을 포함, 총 1천800여명의 예비 파일럿들이 참가,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선보였다. 특히 시뮬레이션 대회는 F-15, F-16 전투기를 각각 이용한 공대공 전투와 공대지 공격, VIP를 태운 `에어포스 원'(Airforce One)을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지상착륙, 자동차 경주 게임인 `카트라이더'를 연상케하는 레이싱,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비행기 설계등 총 5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본선대회장에서는 국내 유일의 특수 비행팀인 `블랙이글'의 에어쇼와 공군 요원 들의 스카이다이빙 등이 펼쳐지고 F-16, T-41 시뮬레이터와 게임 소프트웨어 전시회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열렸다. 한편 이 총장은 지난 1월 최초의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 시제기(試製機.개발을 위해 제작한 시험용 항공기)를 직접 조정, 공중기동 등 고난도 훈련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