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 금지 등 이른바 '3불(不) 정책'을 풀지 않으면 2008학년도 대입안이 시행돼도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교육평가학회와 한국교총이 20일 공동으로 개최한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의 문제와 전망'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교육인적자원부의 대입 개선안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참석자들은 내신 비중 확대와 관련,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고교 간 학력 격차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대학의 입장에서는 우수 학생을 변별할 방법이 더욱 없어지게 될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모든 선발제도의 근간은 '탈락한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가'의 여부"라며 "그런 의미에서 학교 간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내신실질반영 비율만 높이는 것은 대학의 선발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공정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강상진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2008년도 안을 보면 실제로 대학이 활용할 수 있는 전형 요소라고는 내신 9등급,수능 9등급뿐인데 이것만으로는 우수 학생을 뽑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이런 대학의 어려움에 대해 교육부는 오히려 '선발경쟁'을 하지 말고 '교육경쟁'을 하라는데 우수학생 변별 노력은 우수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민족사관고 교장)은 이날 기조강연을 통해 "대입제도의 근본적 구조를 현행 '총점제 통제형'에서 '다원적 선택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대입제도는 수능점수와 내신성적 반영 형식 규격화,학교 격차 무시,대학별 평가도구 개발 금지 등 정부의 통제원리가 기본으로 돼 있지만 앞으로는 대학이 내신과 수능성적,각종 경시대회 및 특기활동,대학별 고사 등 각 영역별로 일정 비율의 학생을 선발토록 허용하자는 것이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