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21년여 만에 고정환율제를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여파로 홍콩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투기성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요동치고 부동산 가격도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일간지 베이징천바오는 20일 홍콩금융당국이 지난 18일 오후 6시30분 변동환율제 도입 방침을 발표한 직후 5분 만에 무려 30억홍콩달러(약 4000억원)가 홍콩 시장을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홍콩달러 가치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던 투기성 자금이 변동 환율제와 함께 도입된 상한선 제도(달러당 7.75홍콩달러)에 실망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 여파로 홍콩달러 가치가 발표 직후 일시에 급락하면서 발표 직전 달러당 7.7950홍콩달러였던 환율이 30분 만에 7.8111홍콩달러로 뛰었다. 이로 인해 홍콩금융당국은 환율방어를 위해 시장개입에 나서 이날 밤 12시까지 31억홍콩달러를 사들였다. 시중 유동성이 급감함에 따라 금리도 급상승하고 있다. 3개월 만기 은행 간 콜금리는 19일 3.10%를 기록,하루 사이에 0.45%포인트나 뛰었다. 이에 따라 HSBC 항생뱅크 중국은행 등은 오는 23일부터 최우대 대출금리는 5.25%에서 5.75%로,예금금리는 0.25%에서 0.75%로 각각 0.5%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모기지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부동산 급매물을 내놓고 있으나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다고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데이비드 엘든 홍콩은행장은 "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 홍콩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