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경영 등 비효율의 대명사로 지적된 베트남 국영기업체(SOE)들의 부채가 20억달러선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 둑 투이 베트남 중앙은행(SBV) 총재는 20일 국영통신(VNA)과의 회견에서 작년말 현재 은행권이 갖고 있는 SOE 부실채권 규모는 20억달러 가까이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3억5천만달러는 회수가 사실상 힘든 부실채권으로 국가재정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투이 총재는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정상적인 경제성장에 SOE가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라는 판단 아래 강력하게 추진해온 민영화작업으로 상당수 업체들이 합병, 청산, 파산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채권 회수 역시 어렵게 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부문별 부실채권 비율을 보면 건설분야가 35%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농업, 무역 등의 순이었다. 투이 총재는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회수책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개입을 촉구했다. 한편 국가증권위원회(SSC)는 최대 건설사인 비나코넥스에 대해 보유주식 매각 등을 통해 점차 민영화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지난 1988년 설립된 비나코넥스는 자산이 2억7천만달러 규모로 최근에는 수도 하노이와 경제중심지인 호찌민(옛 사이공)에서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 부동산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 국영기업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높은 업체중 하나가 됐다. SSC는 특히 비나코넥스측이 종업원들에게 시장가의 60% 수준에 주식을 매각할 수 있도록 총리실의 승인을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SSC 지분매각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관계기관 사이에 논의 중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SSC는 앞서 지난 23일 이동통신업계 2위인 VMS사의 민영화계획을 발표했다. VMS는 최근 총리실로부터 49%의 보유지분을 매각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은 뒤 자산재평가작업에 나섰다고 SSC는 밝혔다. 국영우정통신공사(VNPT)의 계열사인 VMS사는 현재 '090'이라는 서비스식별번호로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이달초 현재 250여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SSC는 이와 함께 전력공사(EVN)도 민영화대상의 하나로 북부 파 라이화력발전소(600㎿)와 탁 바수력발전소(108㎿)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의 SOE수는 2천여개로 이 가운데 80% 이상이 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