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장차 해외 생산기지를 공유한다고 합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는 현대차도 만들고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도 기아차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얘기 나누겠습니다. 박성태 기자, 기아차 해외 공장에서 현대차를 생산한다는 것은 무슨 얘긴가요? 기자> 네. 내년 말 완공예정인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이 대상입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연산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데요. 이중 10만대는 현대차의 차종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는 유럽 기준으로 세그먼트 C에 해당하는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유럽은 자동차를 배기량 등에 따라 세그먼트 A부터 E까지 다섯종류로 구분하는데요. 세그먼트 C면 현재 시판되고 있는 쎄라토, 아반떼 등이 해당됩니다. 기아차는 아직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승용차로 정확히 어떤 생산할지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세그먼트 C로 국내에는 선보이지 않은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한 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차를 연간 약 10만대를 생산하고 또 10만대는 SUV인 기아차의 스포티지를 생산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10만대는 기아차의 스포티지와 같은 플랫폼을 쓰고 있는 현대차의 투싼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앵커> 기아차 공장에서 현대차를 만든다, 어차피 같은 계열이지만 쉽게 가능한가요? 기자> 물론 아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스포티지와 투싼이 어차피 같은 플랫폼, 즉 차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일부 부품만 바꾸면 전혀 다른 차를 생산하는 것에 비해 훨씬 손쉽게 생산차종을 바꿀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기아차를 인수한 뒤 플랫폼 공유를 통해 차를 개발해오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EF쏘나타와 옵티마, 비스토와 아토스도 플랫폼이 같습니다. 또 NF쏘나타와 그랜저도 플랫폼이 유사합니다. 플랫폼은 섀시와 언더바디를 통칭하는데요. 엔진, 변속기 등 대부분 차가 주행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부분으로 이뤄져 플랫폼이 같으면 다른 부분품은 손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GM이나 포드 같은 메이커들도 세계적으로 한 플랫폼에서 여러 차종을 뽑아내 개발비도 절감하고 차종 다변화도 이루고 있습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아반떼급의 준중형 세단과 스포티지가 주력이지만 플랫폼이 같은 현대차의 투싼을 일부 라인 교체와 부품 변경으로 쉽게 만들수도 있습니다. 기아차는 투산을 OEM 형태로 생산해 유럽 현대차 딜러에 다시 공급할 계획입니다. 앵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20일 준공식을 갖는데요. 그럼 현대차 공장인 앨라배마 공장에서도 기아차를 생산할 수 있나요? 기자> 오는 20일 준공 예정인 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도 장기적으로 기아차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쏘나타와 싼타페 후속 차량이 생산 예정이지만 시장 수요에 따라 쏘나타와 플랫폼이 같은 기아차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옵티마 후속인 프로젝트명 MG가 쏘나타와 플랫폼이 같은데요. 앨라배마 공장에서 기아차를 생산할 경우 MG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해외 생산기지를 현대차 그룹이 공유한다는 것인데요.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나요? 기자> 현대차와 기아차가 해외 생산기지를 공유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글로벌 생산을 달성할 수 있는데요. 현재 보면 유럽은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이, 미주는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이 유럽과 미주의 생산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성장성이 큰 중국시장은 두 회사가 모두 진출해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생산기지를 공유하면 시장 수요에 따라 투입할 수 있는 차종이 배가 늘어나게 되는 효과가 됩니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글로벌 마케팅에 훨씬 여유가 생기는 셈입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