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가 홍콩계 펀드인 브릿지 인베스트먼트 홀딩스(BIH)가 금융당국의 브릿지증권-리딩투자증권 합병 승인불가에 대비해 브릿지증권의 청산을 준비 중이라고 전하면서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FT는 이에 앞서 '5%룰'과 '은행의 외국인 이사수 제한' 등과 관련해 한국의 태도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차별적인 불리함을 준다고 비판한 바 있다. FT는 16일 BIH가 브릿지증권 지분 매각을 위한 리딩투자증권과의 합병안에 대해 한국 금융당국의 승인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청산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FT는 이번 브릿지증권 사례는 외국 자본들이 한국내 기업에 대한 지분을 매각하는데 더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IH의 앤드루 프레이져는 "지난 5년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한국은 외국인 직접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곳이 아니다. 특히 투자수익을 실현하려는 시기에 이르면 그렇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나 여론에 이분법이 존재한다"며 "사견으로는 그런 상황은 유지되기 어렵다고 생각하며, 어떤 해결이 없다면, (그런 상황은) 잠재적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것을 기피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이어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 행한 "한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기업하기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는 발언을 전했다. 신문은 이어 브릿지증권 지분 77.75%를 보유한 BIH가 오는 6월1일 예정된 브릿지증권 정기주총 안건으로 합병안이 부결될 경우 청산하겠다는 안건을 상정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BIH와 위스콘신 투자 이사회(지분 8.64%)는 지난해 브릿지증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1천500억원의 자본금 감소, 조기 퇴직 프로그램, 19개 지점 폐쇄 등 일련의 조치에 착수했다. FT는 리딩투자증권이 브릿지증권을 1천300억원에 LBO(기업매수자금을 매수대상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방법) 방식으로 매입하기로 한 계약이 여론과 규제당국의 의심을 촉발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FT는 금감위가 이 합병안을 승인하면 BIH의 브릿지증권 지분 매각이 성사되지만 이 거래가 수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며 투기자본 감시센터의 매각계약 관련자 형사고발과 브릿지증권 노조의 이사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