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3세 CEO의 오뚝이 경영 .. '35세의 인생대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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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기 직전까지 4년 반 동안 초등학교 교사를 지내고 노무사와 세무사 사무소에서 근무하다 결혼 9년 만에 이혼. 길거리에서 샐러리맨들을 상대로 모자나 넥타이를 팔아 근근이 먹고 살다 사기를 당해 무일푼 신세로 전락. 증권 파이낸스회사에서 주식매매 일로 재기해 아무것도 모르는 게 오히려 도움이 돼 대박을 터뜨렸지만 결국 주식으로 수억원의 빚을 지고 다시 밑바닥으로 추락….
그러나 기사회생으로 사원교육연구소에 입사해 생판 모르는 회사를 찾아다니며 인재교육 세미나 프로그램을 팔아 드디어 연매출 10억원의 톱세일즈상을 수상하고 지금은 독립해 인기 최고의 사원교육 컨설턴트로 활약하며 재개약률 100%를 자랑하는 똑순이.
'35세의 인생대역전'(아사쿠라 치에코 지음,이봉노 옮김,북뱅크)의 저자는 일본에서 한국 국적 때문에 변호사와 스튜어디스의 꿈까지 포기해야 했던 아픔을 딛고 억대 연봉 CEO로 거듭난 주인공이다.
이 책은 재일교포 3세 CEO 아사쿠라식 영업전략을 담은 실전지침서이자 인생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자기계발서이기도 하다.
그의 영업전략은 솔직하고 당당한 정공법의 고급 기술로 요약된다. "내 상품을 사달라고 솔직하게 말하라" "VIP처럼 당당하게 행동하라" "꿈을 실현할 때는 타이거우즈 방식으로 하라" "화분의 꽃이 시들어 있는 회사는 포기하라" 등. "프러포즈는 두 번째 데이트 때 하라"는 대목도 재미있다.
우유부단한 남자가 스무 번쯤 데이트한 뒤 겨우 용기를 내 프러포즈하면 대부분 실패한다. 매력 있는 남자는 두 번째 만에 마음을 비우고 실행에 옮긴다. 그러면 성공확률이 높다. 실패하더라도 미적거리는 열여덟 번의 시간을 낭비하진 않게 된다. 마찬가지로 영업에서도 상대방과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다 소모한 뒤 결렬의 아픔을 겪는 건 어리석다는 얘기다.
그는 "사원여행을 한 차례 줄이고 그 비용을 사원연수에 투자해 보시죠. 그러면 매출이 크게 늘어 내년에는 하와이 여행도 갈 수 있을 텐데요" 등 다이렉트로 말하는 걸 즐긴다.
서른 다섯에 수렁으로부터 탈출해 인생의 대역전을 이룬 그의 삶도 그랬다. 명쾌한 논리와 재미있는 화법으로 이뤄진 이 책이 미래의 CEO들에게 주는 메시지 또한 그렇다. '인생은 영업이다.'
260쪽,9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