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기술(대표 이경호?사진)은 글로벌스타기업이다. 한국의 강한 정보기술(IT)에 콘텐츠 가공기술을 보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일궈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품목은 휴대용 노래반주기. 이 회사의 휴대용 노래반주기는 마이크 하나에 노래반주기능(영상,노래가사 등)이 구현돼 있어 별도의 셋톱박스없이 TV나 오디오에 연결하면 어디서나 노래방기기로 활용할 수 있는 가정용 엔터테인먼트기기. 엔터기술은 현재 세계 휴대용 노래반주기 시장점유율 1위다. 시장 진입 7년 만에 제품이 수출되는 국가만도 50여개국에 이르며 매출의 98%를 해외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파나소닉,이카라 등 대형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베스트바이'와 같은 체인 가전 매장을 통한 대량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미국시장에서만 지난 한해 22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652억원,순이익은 133억원이다. 엔터기술의 눈부신 성장에는 선장인 이경호 대표의 사업 초기 좌절과 눈물이 약이 됐다. 이 대표는 회계사 사무실에 잠깐 취직한 뒤 거래선이었던 사장들을 사귀면서 '사장학'에 눈을 떴다. 이 대표는 당시 고교동창이 노래방반주기를 들고와 '전주'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신이 직접 이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노래방반주기 시장에 발을 담그게 됐다. 그때가 92년. 이때부터 5년 간 이 대표는 제품개발과 빚쟁이의 독촉에 시달리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 대표는 98년 고생 끝에 시제품 50대를 손에 쥔 뒤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마케팅에 나섰다. 한번 팔아보겠다고 손내미는 사람이 하나둘씩 생겼다. 이 회사 제품은 현재 베스트바이 등 미국 대형 양판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라오케 문화의 종주국인 일본으로의 역수출에도 성공했다. 휴대용 영상노래반주기란 기기를 파는 데 성공한 엔터기술은 이제 노래를 판다. 기본으로 내장된 곡 외에 신곡을 추가하려면 새로운 MIDI팩을 마이크 뒷면에 삽입하거나 홈페이지 자료실을 통해 원하는 곡을 선택해 내려받도록 돼 있다. MIDI곡 제작을 위해서는 숙련된 작곡가가 하루에 겨우 1곡을 만들 수 있는데 엔터기술은 현재 전세계 10만여 곡의 미디파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엔터기술이 미디파일을 압축해 소형화시키는 부문에서 최고"며 "당분간 후발 주자의 추격이 어려울 것"이라고 장담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