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은 웃고, 이장수.허정무는 와신상담.' 프로축구 K리그의 스타 사령탑 3인방 차범근(수원)-이장수(서울)-허정무(전남) 감독의 자존심대결 1라운드가 차 감독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차 감독은 8일 끝난 삼성하우젠컵2005에서 수원 삼성을 우승으로 이끌며 지난해 정규리그부터 4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올 시즌을 앞두고 FC 서울로 옮긴 이 감독과 7년만에 K리그 현장에 복귀한 허 감독은 각각 컵 대회를 5위, 9위로 마감해 권토중래를 노려야할 처지다. 선수 시절부터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자리를 다퉈온 차 감독과 허 감독은 물론, 중국프로축구에서 한국인 사령탑 대결을 벌여온 이 감독과 차 감독의 승부는 올 시즌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라이벌 대결. 김남일, 송종국, 안효연 등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한 차 감독은 한때 김남일, 최성용, 박건하, 마토 등 주전들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잠시 위기를 맞았으나 막판 5경기에서 4승1무를 챙기며 우승컵을 획득,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차 감독은 "부상선수들이 많은 악조건이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면서 "올시즌 전관왕의 욕심보다는 매경기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데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비록 우승 경쟁에는 끼어들지 못했지만 애초부터 정규리그에 초점을 맞춘 이 감독과 허 감독도 이번 대회를 통해 거둔 성과가 적지 않았다. 초반 3경기를 1무2패로 출발한 이 감독은 '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6골)을 앞세워 한때 3연승을 달리며 선두권을 위협했고, 역시 2무3패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은 허 감독도 이후 7경기에서 3승3무1패를 거두며 안정 궤도에 올라선 것. 컵 대회 최다실점(18실점)의 불명예를 안은 이 감독은 "전년도 베스트11에서 6명이 바뀌어 수비라인이나 미드필드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원인을 분석한 뒤 "아무래도 진짜 목표로 삼고있는 정규리그에서는 달라지지 않겠나"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허 감독도 "선수들이 여기저기서 새로 이적해왔고 나도 팀을 새로 맡았는데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컵 대회 후반 7경기에서 3승3무1패를 거두지 않았나"라면서 "5월말이면 조병국과 김태영이 부상에서 돌아올 전망"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오는 15일 개막하는 K리그 정규리그에서도 차 감독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이 감독과 허 감독의 지휘력이 빛을 볼 수 있을지 흥미롭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