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이 8일 어버이 날을 맞아 작고한 부모님과 장모님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어머니! 아버지! 보고싶습니다'란 글에서 "불효자일수록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후회한다고 하는데, 저는 세상에서 제일 가는 불효자"라며 "비오는 날이면 어미를 묻은 무덤이 떠내려갈까봐 우는 청개구리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부모님 영전에 엎드려 눈물을 삼키는 일"이라고 어버이날을 맞는 소회를 표현했다. 문 의장은 특히 부친에 대해 "(14대 총선 당시) 유세장에 운집한 군중 틈에서 지팡이를 짚고 절룩이시며 지지를 호소하고 다니셨다"고 회고한 뒤 "그러나 제가 처음 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다음날 쉬시는 듯 앉아계시다 영원히 저의 곁을 떠나셨다"고 애절한 마음을 밝혔다. 문 의장은 이어 "처음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정치노선을 함께 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저를 다시 안보겠다고 할 정도로 보수적인 분이었다"며 "아버지와 저 사이의 진정한 화해와 용서는 1997년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날 새벽, 아버지가 누워계신 묘소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또 모친과 장모에 대해 "기약없는 야당정치인과 그 아내의 어머니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분은 살아 생전에 마치 동지처럼 의기투합해 늘 저희 부부에 대한 염려로 자나 깨나 오매불망하셨다"고 회고했다. 특히 "두 분은 약속이라도 하신 듯, 돌아가시기 직전에 저희 부부에게 `언제 또 곤경에 처할지 모른다'시며 평생동안 개미 금탕모으듯 꽁꽁 모아둔 재산을 남겨 주시고 떠나셨다"면서 "두 분 덕분에 빚 정리도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은 모친을 죽기 직전 고치를 만들어 산란을 하고 죽는 거미에 비유하며 "부모의 사랑은 위대하다"고 강조한뒤 "아울러 시대와의 불화로 부모님께 더 큰 고통과 시련을 안겨드리는 저같은 몹쓸 자식들이 더 이상 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