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30 재.보궐선거를 통해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고착된 현상과 맞물려 인터넷 정치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그동안 자부해 오던 `인터넷 강자'의 이미지가 최근 흔들리면서 `후발주자'인 한나라당이 사이버 공간에서도 뚜렷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 지난 16대 대선 당시 우리당은 인터넷과 네티즌의 여론 형성 능력에 주목해 홈페이지를 통한 사이버 정치에 과감히 투자, `디지털 정당'으로 성가를 높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당, 의원별 홈페이지와 블로그 방문 횟수 등에서 한나라당에 역전을 허용하면서 우리당에 `빨간 불'이 켜졌다. 당내 기획.전략통인 민병두 의원은 7일 `디지털 전쟁 아직도 우리는 승자인가'라는 자료를 내고 "2007년 대선에서도 디지털 전쟁이 승패를 좌우하겠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우리당의 자세와 의지에서 일대 전환이 요구된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민 의원 분석에 따르면 인터넷 정치에서 의원 홈페이지는 한물간 `올드 모델'로 `최첨단 신형 모델'인 싸이월드나 블로그에서 우리당의 열세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 싸이월드에 개설된 의원별 미니 홈피의 경우 누적방문자 상위 랭킹 30위 안에 우리당 의원은 8명인데 반해 한나라당 의원 22명에 달해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상위 10위 내에도 우리당이 3명에 그친데 비해 한나라당 의원은 7명이나 포진했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미니 홈페이지 누적방문자 수는 256만4천명에 달해, 2위에 랭크된 우리당 소속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장관의 6만3천명을 비교도 안되는 차이로 따돌리고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싸이월드 뿐만 아니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블로그와 다음 카페 상위 10위권에 든 여야 의원 비율도 각각 8대 2, 9대 1로 한나라당이 초강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우리당이 절대우위를 자랑하던 정당 홈페이지 인기순위도 조사기관에 따라 이미 서열이 뒤집힌 경우도 나타났다. 인터넷 순위 사이트인 `피앙'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정당별 홈페이지 방문자수는 한나라당 8천114명, 우리당 6천433명, 민주노동당 2천882명 순으로 한나라당이 우리당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중앙당과 국회의원 홈페이지에 대한 전반적 리뷰를 통해 혁신을 해야 하고 국회의원들의 디지털 마인드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며 "현재처럼 디지털 마인드가 정체돼 있으면 선거전쟁을 이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