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 시장이 일찍부터 형성된 대표적 제품으로 골프용품을 들 수 있다. 병행수입 골프용품은 드라이버에 집중돼 있다. 드라이버는 보통 가격차이가 10∼20% 정도 된다고 업체들은 보고 있으나 제품에 따라 30∼50% 이상 차이나는 것도 있다. 예컨대 캘러웨이의 '빅버사 454 티타늄 드라이버'의 경우 권장소비자 가격이 53만원이지만 인터넷상에 올라온 병행수입품은 10만∼15만원가량 싸다. 테일러메이드의 'r5듀얼 드라이버'의 경우 수입정품은 55만∼60만원이지만 병행수입품은 25만∼30만원으로 절반 가격밖에 안된다. 동사의 'r7쿼드 드라이버'도 정품은 60만∼65만원이지만 병행수입품은 30만∼35만원에 살 수 있다. 병행수입한 골프클럽을 구입하면 우선 우리 체형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캘러웨이의 경우 국내에 시판하는 수입정품은 그립 헤드 샤프트 등이 동양인 체형에 맞게 제작된 제품이다. 그러나 병행수입품은 미국시장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직수입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인 체형을 기준으로 만든 것이다. 애프터서비스(AS)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캘러웨이는 수입정품에 대해 통상 1∼2년 간 무료로 AS를 해 주고 그 이후에는 원가만 받는다. 그러나 병행수입품은 AS를 해주기는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한국캘러웨이골프의 김흥식 부장은 "소비자들이 수입정품과 병행수입품을 구별하지 못한 채 값싼 제품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보곤 한다"며 "회사에서는 이를 위해 제품 시리얼번호를 ARS응답전화(080-011-1872)를 통해 입력하면 정품확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테일러메이드는 병행수입품에 대해서는 아예 AS를 해주지 않는다. 테일러메이드코리아의 김희재 팀장은 "일본과 미국에서 나온 클럽의 제품 규격이 다르기 때문에 AS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병행수입품은 골프클럽의 가격인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골프스카이분당센터 상품기획팀 홍연수 차장은 "골프클럽에 부과되던 특소세가 폐지된 이후 수입정품과 병행수입품의 가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