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카드부실, 방심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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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사라졌던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자주 눈에 띕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겠지만,카드업계 종사자로서는 걱정도 됩니다."
최근 만난 한 신용카드 회사의 임원은 요즘 신용카드사들이 한창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수년간 경영난으로 서비스를 축소하기에 바빴던 신용카드사들이 벌써 과거를 잊고 출혈경쟁에 나선 게 아닌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달 들어 신용카드사들은 각종 할인행사나 무이자할부 이벤트를 경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놀이공원 영화관 등 가맹점과 제휴해 최대 절반까지 할인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몇몇 할인점에서는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제휴 가맹점과 공동으로 기획한 행사라는 설명이지만,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같은 마케팅 경쟁에는 카드사들이 긴축경영을 하는 동안 소비자들이 받지 못했던 각종 혜택을 돌려받게 됐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또 최근 카드사들이 속속 흑자로 돌아서 마케팅 여력이 어느 정도 회복된 것도 사실이다.
6개 전업계 카드사들의 경우 삼성카드를 제외한 5곳이 지난 1·4분기에 50억∼3천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아직 집계가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삼성카드 역시 지난달 2백억원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카드업계의 부실이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카드사 부실의 가장 큰 원인이 1999년부터 2002년 사이에 펼쳐졌던 카드사간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카드사들이 과당 경쟁 끝에 부실화되면 그 부담은 카드사만이 아니라 소비자,나아가 국가 경제 전체가 지게 된다"는 경험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송종현 금융부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