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만도의 대주주들이 지분을 매각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벌써부터 누가 만도를 인수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기술력이 뛰어난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라는 점도 그렇지만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형 납품처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부품업체들은 물론 완성차 업계까지 눈독을 들일 만한 매물이기 때문이다. ◆외국사 관심 고조 만도의 기술력을 높이 사고 있는 보쉬 지멘스 등 해외 부품업체들은 오래전부터 만도에 큰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보쉬는 특히 외환위기 당시 만도 인수를 심각하게 검토하기도 했다.두 회사 모두 한국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만도의 해외매각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만도가 GM 포드 등에 납품을 늘려왔다는 점에서 GM계열 델파이와 포드계열 비스테온 등 미국계 부품회사의 입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특히 만도의 원가경쟁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 현지 부품 생산을 줄이는 대신 만도를 인수해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한라 현대자동차는 “현재로선 모비스 위아 다이모스 등 계열 부품회사들의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는게 기본원칙”이라며 만도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만도 생산물량의 60%를 납품받는 등 만도의 경영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매각 과정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은 만도를 인수할 경우 부품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어 모비스 등과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만도를 계열사로 편입할 경우 독과점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오토넷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이 같은 시비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일 부품업체인 지멘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경험이 있어 이런 방식이 동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는 한때 만도의 ‘주인’이었던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의 인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정 회장과 한라건설이 이미 만도의 지분을 각각 9.3%씩 보유한 2대 주주인 만큼 다른 업체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회장은 자금 동원력에는 한계가 있지만 현대차그룹의 납품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인척관계라는 고리를 갖고 있어 외국계 부품사가 한라를 끌어들여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도 높다. ◆외국계 대주주 얼마나 버나 만도 매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JP모건파트너스와 UBS캐피탈이 만도 투자로 얼마나 벌어들이냐다. 1999년 두 회사가 만도에 투자한 금액은 당시 환율기준으로 대략 6천억원에 해당하는 4억4천6백만달러.이들은 이후 2002년 2번에 걸쳐 우선주 대상 유상감자를 통해 9백50억원을 회수했고,2003년엔 보통주 대상 유상감자를 단행해 7백60억원을 벌어들였다.올해는 배당으로 2백56억원을 챙겼다.투자 6년만에 2천억원에 가까운 원금을 회수한 셈이다. 여기에 만도 매각이 성사되면 15억∼20억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이게 되는 만큼 투자수익률은 5백%에 이를 전망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