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3:43
수정2006.04.02 23:44
군인공제회가 지금까지 단 한번의 실패없이 기업 M&A(인수합병) 및 부동산 개발사업에 거침없이 나설 수 있었던 데에는 법무 및 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가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공제회는 M&A나 부동산 개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전문가들의 컨설팅이 절대적이라는 판단 아래 각 프로젝트별 채권평가 및 실사업무, 관련 법률조항 등에 대한 검토 및 자문을 하고 있다.
현재 군인공제회는 이같은 외부 자문을 위해 특정 업체와 독점적으로 장기 계약을 맺진 않고 있다. '올인'의 위험성을 피하기위해서다. 대신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외부 전문가들을 활용한다. 더구나 용역비가 건당 3천만원 이상일 경우는 공개입찰을 통해 결정한다. 물론 투명성을 높이기위한 조치다.
공제회는 기업 M&A에 앞서 기본적으로 법무 및 회계법인에 자문한다. 2003년 6월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당시에만 해도 법무법인 화우와 삼일회계법인이 측면 지원을 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환경 관련 컨설팅회사인 정인컨설턴트에서 도움을 받았다. 당시 회사 매각을 반대했던 금호타이어 노조에 대처하기위해 정화노무법인에 노무 관련에 대해 자문했다. 이처럼 주도면밀한 공조 끝에 '대어'를 낚을 수 있었다.
해태제과를 인수하는 과정에선 서정법무법인과 중앙회계법인을 지원군으로 활용했다. 컨설팅 비용은 프로젝트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평균 5천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금호타이어 인수 작업을 담당했던 정연상 군인공제회 건축사업2팀장은 "이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며 "물론 컨설팅 비용 등이 추가로 들지만 전문가의 도움 없이 자칫 수천억원이 투자되는 프로젝트를 망쳤을 때 사라지는 비용에 비하면 훨씬 싼 편"이라고 말했다.
인수한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도 외부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한다. 지난 2월 금호타이어를 서울과 런던 증시에 동시 상장시킬 때 국내는 물론 해외 법률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런던 상장의 실무작업을 맡았던 김호윤 군인공제회 기업금융팀 과장은 "국내에서는 법무법인 신&김,해외에서는 홍콩의 법무법인인 심슨대처(Simpson Thacher)에 자문해 상장 작업을 무사히 마쳤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의 또다른 핵심사업인 부동산개발사업에서도 전문가들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정연상 팀장은 "아파트 분양때 또는 건축 관련 인·허가 관계가 명확하지 않을때 분양전문업체인 MDM이나 인·허가 업무 관련 전문업체인 코업 등에 자문한다"고 말했다. 공제회는 분양가나 분양시장 전망 등 관련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이들 업체와의 잦은 회의를 통해 수익성은 높이면서 위험은 낮출수 있는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고 있다.
1995년 회계감사업무를 맡으면서 군인공제회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호덕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는 "물론 최종 결정은 군인공제회 사람들의 몫이다"며 "그러나 그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외부 전문가들과의 수많은 상호점검과 피드백과정을 거치면서 최선의 방안을 도출해내기 때문에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단 결정이 나면 거침없이 나가는 게 군인정신과 꼭 닮았다"고 덧붙였다. 이 공인회계사는 군인공제회가 중부리스(2000∼2001년) 경남리스(2001∼2002년)를 인수할 때 채권평가 및 실사업무도 맡았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