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협은 최근 증권사는 물론 카드사, 은행 등을 인수하겠다며 끝없는 식욕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협의 M&A 기법은 아마추어 수준이라는 지적입니다. 취재에 이성경 기자입니다. [기자] 농협이 증권사 인수의지를 밝힌 것은 지난해 상반기부터입니다. 인수의지를 드러낸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은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농협은 당초 증권사 인수에 500억원에서 최대 1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인수작업이 지연되고 그 과정에서 인수대상 기업의 이름이 공공연히 오르내리면서 인수비용은 턱없이 높아졌습니다. 실제 인수대상의 하나인 SK증권의 주가는 지난해 7월 주당 400원-500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주식시장 활황과 M&A테마에 힘입어 주당 1,200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SK네트웍스 등 SK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매각대상 지분 51%의 가치는 1년전 800억원대에서 현재 2천억원대로 뛰어올랐습니다. 더욱이 세종증권의 경우 농협의 인수설을 활용해 몸값을 최대한 올리고 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습니다. 실제 세종증권의 주가는 연초 1천원대에서 4개월만에 5천원대로 급등했습니다. 결국 농협은 M&A의 기본기가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인수자는 인수의지를 숨겨 인수비용을 최대한 떨어뜨려야 하는데 농협은 1년전부터 M&A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인수대상 기업의 가치를 스스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농협 내부에서도 증권사 인수에 회의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인수비용이 당초 계획 보다 2배 이상 뛰어오르면서 증권사를 새로 설립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이지묵 농협중앙회 신용대표가 농협법 개정으로 오는 6월 교체될 가능성이 있어 증권사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종합금융그룹을 꿈꾸는 농협의 M&A기법은 정작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와우TV뉴스 이성경입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