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적인 석유개발 회사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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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천 < 인하대 교수·경제학 >
철도공사의 이른바‘오일 게이트’가 철도공사 관계자를 비롯한 여야 정치권의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만큼 진실이 밝혀질 것이지만,한편으로는 전문성과 지식,기술 없이 석유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고 있다.
석유개발 사업은 대규모의 자금을 장기에 걸쳐 투자해야 하고, 석유매장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력과 해당국의 사업여건,세무 및 계약조건 등을 모두 분석할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해야 가능한 사업이다.
그렇다면 해외 석유개발 사업의 리스크는 최소화하면서 사업성과는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석유개발사업을 주도할 수 있고, 외국 석유회사와 경쟁할 수 있는 석유전문회사를 보유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대규모 정책자금과 민간자금이 마련돼야 하며,기술인력도 양성돼야 한다.또 이 석유전문회사는 다른 기업들과 경쟁과 협력을 통해 석유개발 사업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한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이 같은 수준의 석유전문회사를 육성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메이저급 국제 석유개발회사들에 비해 열위에 있는게 현실이다.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민간부문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석유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여전히 인력이나 사업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석유전문회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정부는 국가안보 및 경제발전을 위해 석유의 안정적 확보를 최우선 정책목표로 설정하여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정부는 지난해 러시아,카자흐스탄 등 구소련 국가와 남미,동남아 자원부국을 상대로 자원외교를 펼쳐 일부 유전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지난 3월에는 대통령 주재 국가에너지자문회의가 한국계 석유메이저를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다만,당부하고 싶은 것은 과거 저유가 시기에 석유개발 사업이 정책 우선 순위에서 밀렸던 것처럼 유가변동에 따라서나 국가원수의 관심에 따라 정책 방향이 좌우되지 않기를 바란다.
두 번째로는 해외 석유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다.현재로서는 석유자원 확보가 곧 국가안보와 직결되고 기술력이나 사업경험 등을 고려해 볼 때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가 이에 가장 근접한 회사라고 생각한다.이제 안정적 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석유개발사업이 한시도 늦출 수 없다.
장기적 안목으로 일관된 정책을 추진,철강이나 반도체 처럼 석유개발·생산에서도 세계적인 한국기업이 출현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