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품질이 떨어지는 수산물을 사들인 뒤 바로 버리는 것을 뼈대로 한 수산물 관리정책을 확정,이달 말 시행에 들어간다. 수산물의 품질을 높이고 가격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정부가 폐기 목적으로 수산물을 수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양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생산된 물김 중 품질이 떨어지는 김을 수매해 폐기하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우선 이달 중 전라남도 해남군 지역에서 6백80여t의 물김을 매입한 뒤 폐기할 예정이다. 이어 올해 중 완도군 등 3,4곳의 김 주산지를 선정해 물김을 추가로 수매,폐기할 방침이다. 해양부 관계자는 "2억원어치의 물김을 구매해 폐기할 경우 11억원 상당의 마른김 29만톳(1톳은 1백장)을 수매해 비축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며 "2007년부터 마른김을 비축하는 사업을 점진적으로 폐지하면서 물김의 수매.폐기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양부는 물김의 수매.폐기사업 결과를 본 뒤 사업의 대상을 다른 수산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해양부 관계자는 "저품질의 수산물을 수매해 보관할 경우 보관료만 많이 들고 성수기에 상품을 풀어도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거의 나지 않는다"며 "향후 수산물을 품질에 따라 분류한 후 저품질의 상품은 폐기하는 방향으로 수매 정책을 바꿀 방침"이라고 말했다. 물김의 폐기는 어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물김을 건조시켜 태워버릴 수도 있으며 어민이 필요하면 거름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오는 10월 이후 해남군에서 시설 중인 기능성 식품 원료 생산 공장에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