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은 배우 김주혁이 다시 주변을 가다듬고 2005년 정상 등극을 향해 나섰다. 지난 3월 초 대작 영화 '청연'의 촬영을 끝낸 김주혁은 현재 '광식이 동생 광태'의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22일 예정됐던 촬영장 공개가 부친상으로 취소되긴 했지만 김주혁은 자신을 추스르고 다시 연기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이어 5월 말에는 출발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한 영화 '버터냄새(Smell like butter)'의 촬영을 시작한다. 게다가 8월에는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 세 편, 드라마 한 편이 모두 올해 선보인다. 여기에 CF에서도 주가를 날리고 있다. 아버지(김무생) 생전에 함께 찍은 하우머치 CF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그는 남성정장 쟌피엘과도 전속 모델 계약을 했다. 김주혁의 이 같은 활동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2004년과 대비돼 더욱 눈에 띈다. 그는 2004년을 '청연'에 꼬박 할애한 탓에 대외적으로 노출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1년을 끌던 '청연'과 드디어 아듀를 고하자 기다렸다는 듯 다른 작품들이 물밀듯 밀려들었다. 덕분에 그는 올해 영화와 드라마계에 방점을 찍을 만한 작품들을 통해 관객과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긴 CG 작업을 통해 연말 개봉 예정인 '청연'은 100억원 규묘의 대작으로 김주혁은 장진영과 호흡을 맞췄다. '버터냄새'는 한국과 미국이 공동 제작하는 영화. 대사의 80%가 영어로 재미동포 영화배우 샌드라 오가 여주인공이다. 역시 하반기 국내 개봉 예정이지만 태생부터 북미 인디영화 시장을 겨냥한 작품인 까닭에 김주혁은 한국을 넘어 미주 지역에도 얼굴을 알리게 됐다. 촬영 중인 '광식이 동생 광태'는 8월 개봉 예정이다. 너무 다른 형제의 사랑과 연애로 남자들의 진심을 포착할 이 영화에서 김주혁은 봉태규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주혁 특유의 섬세한 연기가 기대되는 작품. 여기에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도 기대작이다. '파리의 연인' 제작진이 다시 뭉쳐 화제가 된 이 드라마에서 김주혁은 전도연과 함께 시청자 공략에 나선다. 김주혁 소속사 나무액터스의 이경석 실장은 "단순히 바쁘다는 것으로는 김주혁씨의 현재 위상이 설명되지 않는다. 모두가 주혁 씨를 찾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들 작품들이 계획대로 모두 움직여주면 김주혁은 명실상부 올 최고 블루칩이 된다. 외모에 기대지 않는, 이미지와 연기력을 잘 관리해온 배우의 성장이 연예계를 살찌우고 있다. 하늘로 간 아버지도 그런 그를 응원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