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 40대 '7년간의 선행'..배정철씨, 3억3천만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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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성가한 40대 일식집 사장이 불우한 어린이 환자들을 돕는 일을 7년째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일식집 '어도'를 운영하는 배정철씨(44)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얼굴 기형 어린이 환자를 돕는데 써 달라며 22일 서울대병원 불우환자 돕기모임인 함춘후원회에 7천5백만원을 전달했다.
배씨는 지난 99년 3천만원을 쾌척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 4천2백만원,2003년 6천5백만원,지난해 7천만원 등 매년 기부 액수를 조금씩 늘려 지금까지 총 3억3천만원을 전달했다.
얼굴 기형 어린이 1백60여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금액이다.
그의 선행은 99년 단골 손님이었던 서울대병원 소아성형외과 의사 김석화씨로부터 "많은 어린이가 얼굴 기형 등으로 평생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딱한 얘기를 듣고서부터 시작됐다.
이 때부터 그는 손님이 낸 음식값에서 손님 1인당 1천원씩을 떼어 성금을 마련했다.
작년에는 극심한 내수불황으로 매출이 떨어져 따로 모아둔 돈을 보태야 했다.
배씨는 또 10여년 전부터 노인들과 장애인을 식당으로 초청해 손수 만든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각종 바자회에 참가해 불우 아동환자를 위한 기금 마련에도 앞장서왔다.
배씨는 "어린 시절 너무나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주위의 작은 정성이 불우이웃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배씨는 12살때 무작정 상경해 서울에서 겨우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일식집 요리사로 성공하겠다는 일념하에 16살 때부터 식당 일을 하며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지난 92년 서울 강남에 종업원 25명에 80여평 규모의 일식집을 열었다.
그는 "처음 기부를 했을 때는 세무서 직원들이 찾아와 직접 매상을 조사하는 등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며 "더욱 열심히 일해 매년 기부금을 조금씩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