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태평양이 내년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계열사 흡수합병에 들어갔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취재기자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한정연 기자, 태평양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기자] 먼저 계열사인 퍼시픽글라스와 장원산업의 흡수합병을 통해 지주회사 기반을 조성하고 태평양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을 분리해 투자부문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형태로 이뤄집니다. 이후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사업부문인 태평양 주식과 지주회사 주식을 교환하게 되며 흡수합병한 계열사 사업부문을 사업규모에 맞게 물적분할하는 크게는 4단계의 과정을 거칠 전망입니다. 태평양 관계자는 지주회사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먼저 올해 8월 10일까지 계열사인 퍼시픽글라스의 합병을 완료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4분기부터는 태평양 녹차산업 부문을 담당하는 장원산업에 대해 흡수합병을 추진하게 됩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태평양은 오는 2006년에는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완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태평양은 우선 퍼시픽글라스의 합병 계획을 공시했는데요 두 회사간의 합병은 태평양 보통주 1주당 퍼시픽글라스 보통주 0.05487주, 우선주는 0.03669주의 비율로 합병하게 됩니다. 이번 합병은 소규모 합병인 만큼 주식매수청구권은 부여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태평양은 우선주의 우선배당권 소멸을 감안해 주당 1만2천500원으로 퍼시픽글라스 우선주를 공개매수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입니다. 태평양은 또 전체 공매 청약수량에 상관없이 공매에 응하는 수량은 모두 사들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지주회사체제 전환에 걸림돌은 없습니까? [기자] 태평양의 지주회사 설립에 있어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주회사 설립을 위해서는 자회사 출자금액이 총 자산의 1/2이상 되어야 하며 지주회사는 지분을 일정수준 이상 보유해야 합니다. 태평양은 이같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태평양 주식과 지주회사 주식을 교환하게 됩니다. 태평양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에 의한 주식 현물 출자를 받고 지주회사의 신주를 교부한다는 계획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지주회사의 지분에서 최대주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상장폐지 요건이 될 수 있는데요. 이런 점에서 태평양은 일반 주주들의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주회사 추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태평양은 핵심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90년대 초반부터 시작한 선행적 구조조정 즉, 선택과 집중의 완결과정으로 지주회사 추진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선진형 지배구조를 구축해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기업과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태평양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이 분리돼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 독립사업별로 책임경영체제가 확립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사업을 전문화해 핵심역량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본효율성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태평양 계열사인 퍼시픽글라스만 보더라도 한해 매출이 308억원 가량 되지만 자본금이 2천억원이 넘습니다. 태평양은 지주회사 체제 구축으로 매출규모에 맞는 자본규모로 회사를 분리해 자본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계사들을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한 예로는 LG와 농심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두 회사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시가총액이 분할 전보다 커지게 됐고 배당성향도 높아져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태평양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은 대체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배당성향과 자본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씨티그룹은 태평양이 저 효율적인 자본배분과 경영지배구조의 더 높은 안정성과 투명성을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우리투자증권도 지주회사의 특성을 고려할 때 배당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으며 SK증권 역시 합병으로 효율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증권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태평양의 주가는 어제 하루만에 10% 급등했습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