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에 중국산 TV와 자동차에 대한 경계령이 내렸다. 중국의 TV 메이커와 자동차 업체들이 저가품이란 이미지를 벗고 고가시장을 겨냥,제품의 고급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TV의 경우 중국 업체들은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저가 브라운관 TV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을 토대로 LCD·PDP·프로젝션 TV 등 프리미엄 제품 시장의 진입장벽을 점차 허물어가고 있다. 자동차 쪽에서도 중국은 도요타자동차와 현대자동차의 성공을 벤치마킹해 세계시장의 메이저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브라운관에서 LCD·PDP로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은 이달초 '하이테크 TV,중국이 몰려온다'라는 기사에서 저가 제품을 기반으로 성장한 TCL 콩가 창홍 등 중국 TV 업체들이 고가 TV시장에서 샤프 파나소닉 삼성 필립스 등 선두 업체들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전했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일본 네덜란드 업체가 지배해왔던 시장을 이제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세계적 TV 메이커들의 최대 격전장인 북미시장에서 삼성 LG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이 LCD·PDP·프로젝션 TV 등 거의 모든 고가 TV시장에서 50∼7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 업체들은 고가 TV 신제품을 대거 내놓으며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03년 LCD TV 모델이 15개에 불과했던 중국 업체 스카이워스 멀티미디어는 지난해 수십개의 새로운 모델을 내놨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TCL이 올해 TV 신제품 3백개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TCL은 프랑스 가전업체 톰슨과 중국 광둥성에 TV 합작사 TTE를 설립,지난해 1천7백만대의 TV를 팔아 필립스(약 1천2백만대)를 제치고 판매대수 기준 세계 1위 TV 업체로 부상했다. ◆"中 자동차,세계시장 삼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발 기사 '중국산 자동차를 살 준비가 됐는가'를 통해 볼품없는 자동차를 대량생산하던 중국 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집어 삼킬 기세로 자동차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세계 자동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일본 거리를 누비는 중국산 자동차를 볼 것이 확실하다"는 나카무라 가쓰미 닛산자동차의 중국 사업담당 사장의 우려를 전했다. 세계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상하이자동차,길리(Geely) 등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고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면서 포화상태의 세계 자동차 시장에 중국산 제품을 쏟아낼 것이란 점이다. 로이터통신은 도요타가 1960년대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세계2위 자동차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 못했고,한국산 자동차도 1980년대엔 미국 시장에서 비웃음을 받았다며 중국 자동차 업체들도 이같은 성공을 이뤄내지 못할게 없다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