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년내 세계 1위의 생활가전 업체로 올라서겠다고 선언한 배경에는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과 해외 생산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아직 일렉트로닉스와 월풀 등 1,2위 업체와 비교해 매출은 적지만 프리미엄 가전을 무기로 공격 마케팅을 펼칠 경우 충분히 가능하다는 포석에서다. LG전자내 ‘혁신의 메카’로 불리는 경남 창원 공장에서 17일 열린 비전 발표회에는 DA사업부문 임원들은 물론 노조간부까지 총출동해 디지털가전 정상에 등극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나타냈다. LG전자는 지난해 85억달러의 매출로 월풀(1백32억달러), 일레트로룩스(1백19억달러)에 이어 백색가전분야 ‘글로벌 톱3’을 기록했다. 특히 가정용 에어컨,전자레인지,일반형 청소기 등에서는 세계 판매 1위를 달성해 향후 디지털가전 점유율 1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영하 LG전자 부사장은 "과거 '글로벌 톱3'에 도전할 때도 주위에선 회의가 많았으나 결국은 해냈고 1위 목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무엇보다 신제품 시판에서부터 해외공장 구축까지 LG전자가 다른 업체보다 한 발 앞서 있어 본격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해외 생산거점 경쟁력 강화 LG전자는 2007년 '글로벌 넘버 원'에 올라서기 위한 핵심 과제로 해외 생산기지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가 및 환율 불안 등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선 해외 현지 생산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LG전자는 현재 해외 8개국의 생산거점에 연말까지 동유럽 러시아 등을 추가,10개로 늘릴 계획이다. 유럽의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겨냥한 동유럽 공장은 유럽연합(EU)에 새로 가입한 폴란드 헝가리 가운데 한 곳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연구개발(R&D)의 거점으로 삼고 해외 공장에선 현지 밀착형 프리미엄 제품을 만드는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LG전자의 이같은 해외거점 다변화 전략은 이미 일레트로룩스 월풀에 비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유럽이나 미국의 업체들이 기존 시장의 수성에 초점을 맞췄던 데 비해 LG전자는 세계 제3시장의 생산기지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왔다"며 "경쟁 업체들도 최근 해외생산라인 구축에 뛰어들고 있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 10% 달성 LG전자는 앞으로 저가 제품의 생산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가는 대신 프리미엄급 디지털제품 생산을 늘려 매출도 확대하고 수익성도 개선할 계획이다. LG전자 DA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1%로 4.7%를 기록한 일렉트로룩스보다는 높지만 세계 1위인 월풀의 5.7%에 비해서는 약간 낮다. 이는 프리미엄급 제품이 주를 이루는 국내 시장에서는 1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도 저가 품목이 많은 해외에서 수익률이 아직 저조해서다. 앞으로는 저가 중심의 제품 비중이 높은 중국 등에선 수익성이 낮은 제품군을 점차 줄여나가고 북미와 유럽시장의 제품생산 비중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에어컨 40% △냉장고 30% △리빙가전 30%로 분포된 매출 비중을 에어컨과 냉장고 중심으로 재편키로 했다. LG전자는 현재 3개인 세계 1위 품목에 2007년까지 시스템에어컨 드럼세탁기 양문형냉장고 등 신규 프리미엄 제품들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창원=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