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터키를 방문했다. 14일밤(한국시간 15일 새벽) 수도 앙카라로 들어섰다. 앙카라는 터키땅 한가운데 있는 신설 행정수도로,터키에는 의미있는 도시겠지만 유럽지도를 놓고 보면 완전히 외곽이다. 최근 터키의 오매불망 희망이 EU 회원국이 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왠지 왜소해 보이는 작은 도시다. 역사와 문화,경제가 있는 터키 제일의 도시 이스탄불과 비교하면 더욱 더 그렇다. 노 대통령은 취임 후 몇군데의 신행정수도를 찾았다.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신행정수도 아스타나를 방문했고,브라질의 계획된 수도 브라질리아도 갔었다. 카자흐스탄 방문 때는 원래의 수도이자 이 나라 경제의 중심지인 알마티는 방문하지 못했다. 브라질 방문에서도 룰라 대통령과 회담 등 바쁜 일정 속에서 브라질리아에서 1박을 했다. 인도 뉴델리도 찾았다. 행정수도든,행정복합도시든 노 대통령으로서는 결코 떨치기 어려운 '이상'이다. 이번 순방에서 노 대통령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베를린에서는 독일인들이 패전과 분단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도 '수도 베를린'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역사를 들었을 것이다. 임시 행정수도였던 본이 유럽통합의 최근 현대사에서는 주무대로부터 뒤쪽으로 밀린다는 분석도 접했을 만하다. 독일에 이어 방문한 터키는 행정수도의 현실과 이상,의미를 또한번 냉정하게 볼 좋은 기회다. 특히 16일 이 나라의 실질적인 중심지이자,역사와 문화의 수도격인 이스탄불을 방문해 터키 경제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것이다. 노 대통령은 통일된 베트남의 예전 남북 수도였던 호찌민시와 하노이도 방문했었다. 남북통일과 수도신설,신도시와 역사적 고도,신설도시(브라질리아)와 기존도시의 신개발(아스타나 앙카라)의 비교 등등. 행정도시 문제에서 노 대통령이 염두에 둘 함수는 상당히 많아 보인다. 앙카라=허원순 정치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