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의 생물공학(BT)산업에 투자가 몰리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위험부담이 큰 생물공학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아시아 국가들이 감당할 수 없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업계 분석가들이 14일 지적했다. 이들은 낮은 성공률과 막대한 투자, 오랜 개발기간으로 대변되는 생명공학업계의 특성상 많은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음에도 많은 아시아 국가가 정보기술(IT)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생명공학을 선택,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2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이오콘'을 비롯, 10여개의 성공한 생물공학업체가 있는 인도에서는 300여개의 생물공학업계가 제2의 `바이오콘'이 되기 위해 달려들고 있으며 정부도 생물공학이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생물공학의 집중육성을 위해 3년 간에 걸친 준비작업과 2천600만달러의 투자를 통해 지난 2003년 5월 `바이오밸리'를 조성했으며 2천600만달러 규모의 추가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지난해 10월 만든 집중육성단지인 `바이오폴리스'를 통해 생물의학과 생명과학을 집중육성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10년 안에 150개에서 200개 정도의 생명공학 업체가 입주할 `바이오밸리'에서 최대 120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도 오는 2010년까지 `바이오폴리스'에서 117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대만은 4년 전 생물의학과 생물공학 업계 육성을 위한 50억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는 계획을 축소, 연구시설에 대한 집중지원과 관련 특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홍콩도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지만 관련 연구인력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막대한 투자에도 수익을 창출해내지 못하고 있는 미국 생물공학업계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생물공학이 아시아 국가들이 바라는 것처럼 차세대 성장엔진이 될 수 있을 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생물공학의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지난 2003년 상장 생명공학 업체의 총손실이 32억달러에 달하는 등 관련업계의 손실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 는 추세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인도의 생물공학 전문가인 빌루 파텔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시아 지역의 생물공학업계가 자본력의 한계 등으로 인해 미국에 비해 더 큰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한 업체가 여러 번의 실패를 거쳐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자본력이 뒷받침되고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단 한번의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만큼 실패확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아시아 국가들이 아직은 생명공학산업의 위험보다는 달콤한 미래에 더 큰 유혹을 느끼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 BT산업은 IT산업과는 투자규모나 산업성격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만 제대로 이뤄지면 생물공학산업도 IT산업과 같은 성공을 가져다줄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큰 실패를 맛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콜카타 UPI=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