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달러 오일머니 잡아라] (3ㆍ끝) 두바이 교통요지에 '삼성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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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리 보이죠.정말 기가 막힌 다리입니다.두바이 사람이라면 누구든 하루에 두 세 차례 지나 다닐 수밖에 없거든요."
삼성전자 중동아프리카총괄 이병우 상무는 사무실에서 내려다 보이는 '알 막툼' 다리를 가리켰다.
두바이를 신도심과 구도심으로 나누는 좁은 만(灣)을 가로 지르는 이 다리는 출·퇴근 시간엔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삼성브리지'로도 불리는 알 막툼 다리 가로등엔 흰색 바탕에 파란색 삼성 로고와 D500 애니콜 휴대폰이 새겨진 광고판 1백여개가 네줄로 걸려 있다.
당초 광고가 금지됐던 이 다리와 진입로가 삼성전자와 노키아간 광고 전쟁터로 돌변한 것은 지난 2003년.삼성이 연간 50만달러에 계약을 따내면서부터다.
중동 비즈니스의 중심인 두바이에 그것도 가장 주목도가 높은 다리에 삼성 휴대폰 광고가 걸리자 경쟁사인 노키아는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광고 대행사엔 "웃돈을 얹어줄테니 우리에게 달라"는 요청까지 있었다는 후문이다.
결국 노키아는 다리로 진입하는 도로 가로등에 광고 간판을 거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병우 상무는 "매년 1∼2월에 열리는 쇼핑 페스티벌 땐 세계 각지에서 수십만명이 몰려든다"면서 "진입로에 걸린 경쟁사 광고물이 오히려 삼성 광고의 주목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올해 지불한 광고료는 1백50만달러선.내년엔 얼마가 될 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노키아.두바이의 알 막툼 다리를 둘러싼 두 회사의 광고전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