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보이스] 과학기술 인력은 미래 위한 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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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석 < 주 독일대사관 본 분관 총영사 >
최근 독일 서부 아헨시 근처에 있는 헬름홀츠연구회 소속 율리히연구소를 방문했다.
이 곳은 박사급 연구원만 1천명을 포함, 전 직원이 4천명이나 되는 대규모다. 국내최대라는 국책연구기관 KAIST에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연구소는 앞으로 뇌 질환이 성인들의 제일 큰 관심사가 될 것에 대비, 파킨슨씨병 또는 알츠하이머병 등 정신 질환자들을 위한 특수의료기구를 개발하는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 설명을 듣고 장래를 내다보는 독일사람들의 장기적인 안목에 놀랐다.
독일인 펠렉스 호프만 박사에 의해 1899년 개발 시판된 이래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지면서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많이 팔린 바이엘 아스피린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했을까를 상상해 보았다.
독일 북부 베를린 근처 브라운수바히시에는 있는 프라운호퍼박막표면연구소(IST).
흔히 코팅기술이라고 하면 안경이나 자동차의 표면처리 정도를 생각하는데, 이 연구소가 개발한 코팅기술은 자동차의 실린더의 마모와 부식을 차단하고 자동차의 연비를 2% 이상 높이는 효율이 있다. 연구소측은 이 기술을 한국시장에서 테스트하는 기회를 갖고 싶어 했다.
독일의 연구소는 4개의 연구협회에 소속돼 있는데, 국책연구와 기초과학 등 전국에만도 2백30여개가 넘으며, 연구원만도 47만명에 이른다.
특히 이들 연구소들은 대학·기업들과 밀접한 협력을 하는 소위 산·학·연의 협동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특수한 기술의 상용화를 원하면 언제든 분리독립하는(spin-off) 형태로 벤처기업을 설립해 나가고 있다.
독일은 이같은 과학기술 중심의 두뇌자원으로 지난해 8천2백억달러를 수출했다.
자연자원이 절대 모자란 우리는 현재 세계 10위의 경제규모이지만, 앞으로 10년 또는 그 이후 우리 국민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최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수출주도형 경제강국의 지위를 고수하고 있는 독일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