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이다. 매운맛의 요리를 먹어보는게 어떨까.입 안이 얼얼할 정도의 매운 요리는 봄철 나른해지기 쉬운 몸과 마음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준다. 매운 요리의 대명사는 '찜요리'. 미식가들이 많이 찾는 찜요리의 집을 소개한다.

 

◆붕어찜=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는 '붕어찜 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해마다 5월이면 붕어찜 행사를 할 정도다.이곳의 원조로는 강촌매운탕(031-767-9055)이 꼽힌다.76년에 시작했으니까 30년이 다 됐다.

 

붕어찜을 제대로 먹을려면 1시간전에 미리 예약을 하는게 좋다.그때부터 끓여야 가장 맛있다고 한다. 잘 익으면 한마리씩 접시에 떠 먹는다.부드러우면서 담백한 맛이 새로운 입맛을 선사한다.붕어는 원래 잔 가시가 많아 요리로는 환영받지 못하던 것이었다.다른 생선처럼 가시를 골라내기 쉽지 않다.특히 등쪽에 'Y'자로 생긴 가시는 사실상 집어내기가 불가능하다.

 

그래도 붕어살 먹는 맛은 어디에도 견줄 수 없다.시래기와 국물 맛 역시 짜지 않으면서 달착한 맛을 낸다.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주인인 이영숙 사장(68)은 버려지는 붕어가 너무 아까워 고등어조림처럼 만들었는데 이게 인기를 끌면서 그 일대를 '붕어찜 마을'로 만들어버렸다.

 

둘이 먹는 소자가 3만원이고 중자가 5만원, 대자가 6만원이다.딸려나오는 각종 밑반찬들도 깔끔한 손맛이 느껴져 매우 만족스럽다.연중무휴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다가 팔당대교에서 팔당댐쪽으로 새롭게 난 4차선 도로를 8㎞정도 달리다가 퇴촌방면으로 좌회전해 2㎞간 뒤 남종·분원 방면으로 다시 좌회전해서 3㎞가량 들어가면 나온다. 중부고속도로 광주IC로 빠져 천진암 방향으로 가도 된다.연중 무휴다.


◆해물떡찜=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이색메뉴'가 등장했다.


'해물떡찜'을 파는 곳인데 가게 이름도 '해물떡짐 0410'(02-541-6835)이다.후라이팬에 홍합 게 오징어 새우 등 해물과 떡볶이 오뎅 등이 빨갛게 양념돼 나온다. 알맞게 매우면서도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압구정동 일대에는 이미 입소문이 퍼져 미식가들의 코스로 정해져 있다.해물떡찜과 함께 즐기는 또 다른 특이한 메뉴는 '똥튀김'.


생긴게 굵직한 '똥'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단다.이름을 떠올리면 기분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맛은 좋기만 하다.닭날개를 튀긴 뒤 콜라와 소스를 넣어 졸인 '콜라닭'도 있다.

 

해물떡찜을 다 먹고나면 밥을 꼭 볶아 먹도록 한다.매우면서도 달짝하고 얼얼한 맛이 입맛 없을 때 그만이다.

 

SBS-TV의 '해결 돈이 보인다'에도 출연한 '대박집'이기도 하다.해물떡찜은 소자가 1만5천원이고 대자는 2만3천원이다.똥튀김은 3천원.

 

◆아귀찜=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연평도(02-584-0022)는 아귀찜 꽃게찜 등을 판다.원래 평촌에서 인기를 끌던 '연평도 꽃게 아귀찜'의 강남 분점이다.

 

여기서는 주로 아귀찜이 많이 팔린다.손님의 기호에 따라 매운 강도를 조절해줘 매운 맛이 싫으면 덜 맵게 해달라고 하면 된다.아귀찜 위에는 아귀내장이 놓여 있다.중자가 3만2천원,대자가 4만3천원이다.

 

매운 아귀찜을 먹으면서 달착한 동치미 국물을 곁들이면 좋다.배추가 가득 든 동치미 국물과 아귀찜이 잘 어울린다.주인에게 물었더니 설악산 오색약수터 앞에 있는 '이모네집'에서 제조법을 배워왔다고 한다.물은 우면산 약수물을 사용한다고.

 

간장게장(1만9천원)도 일품이다.감초로 단 맛을 낸 듯한데 짜지 않고 달콤함이 좋다.밥에 비벼먹으면 한 공기가 뚝딱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