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기업들의 세대교체 작업이 한창이다.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인의 연령 개혁' 방침을 밝힌 이후 60세 이상 간부들을 퇴직시키고 40대를 새 수장으로 앉히는 인사개혁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2위 석유 회사 중국석화(Sinopec)는 정년퇴직한 왕지밍 사장(62) 후임으로 최연소 임원인 왕톈푸 수석부사장(42)을 발탁했다. 왕톈푸 신임 사장은 당초 10명의 대상자 중 서열이 꼴찌였으나 주로 50대인 경쟁자들을 제치고 전격 선임됐다. 이 회사는 직원수가 40만명이나 되는 중국 간판기업으로 지금까지는 임원들 중 최연장자를 사장으로 선임해왔다. 중국 국유기업 인사에서 40대의 약진은 지난해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 리룽룽 주임이 '기업인 연령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본격화되는 추세다. 그는 "중국의 간판 국유 기업들이 발전하려면 전문 지식을 갖춘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며 "3년 내로 국유 기업들의 연령 구조를 합리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이후 현지 최대 TV메이커 창훙(자오융 회장·42) PC회사 창청(천자오슝 회장·43) 교통은행(장차오량 행장·48)과 상하이자동차,바오산스틸,남방항공의 회장 또는 사장들이 잇따라 40대로 교체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 3대 항공운수업체들인 궈항,둥항,남항그룹의 회장들은 환갑이 넘었다는 이유로 동시 퇴진하는 등 60대는 중국 재계에서 밀려나고 있는 분위기다. 심지어 50대마저 고령으로 치부돼 인사에서 밀려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국유기업 인사에서 50대가 배제되는 것은 이들이 공교육 시스템이 마비됐던 문화혁명(1966∼1976)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육을 제대로 못받았다는 이유로 50대가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