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수급이 다시 호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급매물은 일단락된 상태이고,증시 대기자금 보강도 뚜렷해지는 추세다.


노동부 등 기관 자금도 4월초 증시에 유입될 예정이어서 단기적으로 수급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여기에다 이달 중순부터 기업들의 1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든든한 수급을 배경으로 실적장세가 펼쳐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려 있다.


전우종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급호전과 실적개선이 맞물릴 경우 화려한 "실적장세"가 펼쳐질수도 있겠지만 1분기 실적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만큼 실적이 좋은 종목 위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종목별로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는 '종목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증시 대기자금 보강 뚜렷


3월3일부터 20일간 2조원 이상의 매물을 쏟아냈던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 급매물이 일단락지어진 반면,국내 증시 대기자금 보강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관의 매수 기반인 주식형 펀드에는 약세장이 이어진 지난 3월 한 달에만 8천1백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이는 시황과 관계없이 적립식 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변액보험과 주가연계증권(ELS) 등 주식 관련 간접투자 상품에도 지속적으로 돈이 몰려들고 있다.


변액보험의 경우 지난해 초 월간 순증액이 2백20억원에 불과했으나,올 들어선 매월 2천억원 정도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ELS도 1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나며 올 들어서만 2조7천억원 이상 팔려 나갔다.


여기에다 3조원에 달하는 노동부 기금도 이달 초부터 증시에 들어올 예정이다.


기업들이 지난달 말부터 투자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배당금 8조8천억원 중 상당 부분도 증시로 되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 급등장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개인 미수금도 큰 폭 줄어 증시 부담 요인이 상당히 해소된 상태다.


2월 말께 1조3천억원대까지 치솟았던 주식 관련 개인 미수금 잔액은 현재 7천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어닝 시즌,종목장세 기대감


국내는 물론 미국 증시도 곧 어닝 시즌에 돌입한다.


미국은 6일 알코아를 시작으로,국내는 11일 LG필립스LCD를 시작으로 실적 발표가 본격 이뤄진다.


손범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14.2%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라며 "저점 통과라는 긍정적 해석에 무게가 실리면 오히려 실적 발표를 계기로 증시는 반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변수는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불안정한 유가 등 잠재 악재도 많다.


그러나 증시가 단기에 급락했다는 점에서 실적 발표를 계기로 반등에 무게를 싣는 전문가들이 많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호전이 뒷받침될 경우 실적 개선주 위주의 종목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며 "특히 은행과 자동차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은행주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평균 95% 이상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