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가 흘러내리는 유리벽,대리석으로 만든 계단,7m의 높이의 천장,온실을 연상케하는 전면 유리창,그리고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 특급호텔의 실내 전경이 아니다.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 꼭대기층(42층)에 위치한 담배회사 BAT코리아의 사무실은 웬만한 특급호텔보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작년 3월부터 5개월에 걸쳐 꾸민 이 사무실은 들어서는 순간 특수 제작된 스크린에서 회사의 로고와 홍보영상이 방문객을 맞는다. 기업들이 앞다퉈 근무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근무 환경이 좋아야 업무 성과도 높다는 판단에서다. GS홀딩스는 서울 역삼동 GS타워 23층에 위치한 직원 휴게실에 3백만원짜리 에스프레소 커피 메이커를 들여놓았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갓 구워낸 빵도 하루 두 차례 공수돼 커피 메이커 옆에 놓인다. GS홀딩스는 격무에 지친 직원을 위해 지하 2층에 샤워실까지 설치했다.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28,29층에 위치한 ㈜LG는 지난달 화장실 변기마다 비데를 설치했다. 세면대에는 스킨로션 등 화장품과 함께 구강청정제 디스펜서도 놓았다. ㈜LG 관계자는 "비데를 설치하자 '회사가 뒤까지 봐준다'는 농담이 나돌 정도로 직원들이 좋아한다"며 "큰 돈을 들이지 않았는데다 직원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자 LG화학 등 자회사들이 벤치마킹에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은 작년말 '웰빙 룸'을 3곳에 설치했다. 산소공급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를 쐬며 '전신 마사지 의자'에 앉아 있노라면 곧 쓰러질 것 같다던 직원들도 이내 원기를 회복한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애니콜'의 산실인 구미공장에는 휴대폰을 만지는 직원들의 손 끝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해 손 마사지기를 들여놓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아예 인천국제공항에 '삼성라운지'를 개설했다. 항공사 퍼스트클래스라운지 수준으로 꾸며진 이 공간은 출장길에 나선 모든 '삼성맨'에게 열려 있다. 삼성맨들은 라운지 상주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며,공항을 '제2의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다. SK그룹은 서울 서린동 본사 빌딩에 스쿼시장을 들여 놓았고 SK텔레콤 사옥인 T타워 지하에는 러닝머신 15대를 갖춘 헬스장을 설치했다. CJ는 남대문 본사 빌딩 각 층마다 간이 도서관 및 간이 '바(Bar)'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 직원 1인당 사용면적을 7.8평이나 확보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건물의 중앙공조시스템과 별개로 개인별 냉난방기를 지급한 BMW코리아가 눈에 띈다. IT 업계에선 최근 사내 무료 카페를 개설한 야후 코리아와 전체 직원의 45%에 달하는 여성을 배려하기 위해 여성 전용 휴게실을 만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근무환경 개선에 열심이다. 오상헌·유창재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