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분석] "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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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오프닝)
시장 부침을 거듭하면서 증권주에 대해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수록 주식 매매에만 주력해 온 증권산업을 다른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삼성증권의 경우를 살펴 봅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삼성증권이라면 업계 수위 증권사 아닙니까?
삼성증권을 모델로 증권산업에 대한 기존의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분석이 제시됐다고요?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28일 삼성증권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내고 “준비된 자에게만 봄이 온다”는 눈에 띠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봄”이라는 것은 증권시장 시황에만 의존하던 천수답 형태의 증권산업 수익 구조가 상대적으로 시황의 영향을 덜 받는 자산관리와 운용 위주의 투자은행 형태로 발전한다는 의미이고요.
“준비된 자”라는 것은 이런 형태로 발전하기 위해 증권사가 얼마나 시스템을 바꾸고 있는가를 비유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삼성증권이 단지 업계 수위라는 이유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수익구조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보고서는 이를 바탕으로 삼성증권을 평가하는 데 두 가지를 가장 핵심적인 주안점으로 꼽고 있습니다.
하나가 수익구조 전환 노력이 정부의 투자은행 육성 방침과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가 과거 운용사 부실 그리고 운용사 합병에 따른 비경상적 손실이 점차 소멸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하나씩 살펴 보도록 하지요. 먼저 증권산업이 자산 관리나 자산 운용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는 듯한데요.
이 경우 삼성증권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문제는 증권산업의 발전 가능성인데…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증권산업의 두 축을 자산관리와 위탁매매로 놓고 보면 이 두 가지가 모두 위협요인을 안고 있습니다.
우선 자산관리 같은 경우 은행이나 보험사 등이 지금 증권업에 깊숙이 발을 들여 놓지 않았습니까.
은행도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고 펀드의 은행 판매 비중도 늘고 있고요.
보험사도 변액보험 등을 통해 증권사 상품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위탁매매 같은 경우는 인터넷으로만 거래하는 할인 증권사가 기존 증권사의 위협요인입니다.
키움닷컴 증권이나 이트레이드 증권 같은 경우죠.
결국 지금처럼 어중간한 위치에 있다면 증권사의 성장성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현실을 놓고 봤을 때 결국 증권산업이 성장을 위해서 택할 수 있는 길은 자산관리 자산운용 또는 기업개선 등에서 특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것은 가능성의 문제 뿐만 아니라 숙명적인 문제라는 것이 증권산업은 다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의 요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위탁 매매 영업이 증권사의 핵심적인 수익 기반이 되고 있고요.
자산 관리와 같은 선진적인 분야는 요원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많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단적으로 미국 증권사의 수익구조를 보면 수수료 수익은 크지 않습니다.
상당 부분이 자산관리라든가 투자관련 이익이고요.
이것만 보면 우리 증권산업이 아직도 뒤처려 있다고 볼 만합니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데요.
위탁 매매 비중이 늘어나는 것 못지 않게 자산관리라든가 인수 부문 비중도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증권사의 수익구조가 크게 바뀐 것이 뮤추얼펀드가 대중화된 지난 80년대말 90년대 초 이후로 평가되는데요.
우리도 서서히 펀드산업이 활성화되고 있고 또 내년부터는 퇴직연금도 도입될 예정이어서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장기적인 성장성은 일단 의심할 것도 없고… 당장 퇴직연금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이 기대된다는 것이로군요.
(기자)
도입 첫 해에 자산운용 대상이 되는 확정 갹출형 퇴직연금 규모는 약 26조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증권사가 차지할 몫이 약 11% 2조 9천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다시 삼성증권이 차지할 몫이 4천3백억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고요.
4천 3백억원이면 오는 2007년 3월 결산에서는 65억원 정도 수수료 수입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것은 첫 해의 경우고요. 성장성 등을 감안하면 3년 후에는 연 3백억원 수준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예상이 가능한 것은 삼성증권이 일찌감치 자산관리 쪽으로 수익구조 변환을 시도한 덕에 이미 수익증권이나 ELS 등 신종증권 판매에서는 다른 대형증권사를 멀찌감치 추월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 계열사인 삼성투신운용이 자산운용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2002년부터 퇴직연금 시장이 열렸는데 이 때 노무라 증권이 도요타 자동차의 퇴직보험을 맡으면서 신탁자산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기대가 바탕이 되고 있는데요.
미래에셋증권 추산에 따르면 예상되는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구도는 대형 증권사를 기준으로 삼성증권이 14.8%, LG증권이 7.2%, 현대증권이 5%, 대우증권이 4.4% 그리고 동원증권이 3% 등입니다.
(앵커)
퇴직연금만 놓고 보면 상당한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볼 수 있군요.
이제 또 하나 부실자산 처리에 따른 비경상적 손실이 줄고 있다는 것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외환위기를 전후해 기업이 부실화 되면서 당시 상당수 펀드들이 큰 손실을 보지 않았습니까?
이 때 이 손실을 한 곳에 몰아 넣고 앞으로 어느 정도 회수될 수 있을까를 따져서 새로 증권을 만들어냈는데요.
이것이 ABS, 즉 자산유동화 증권이라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 손실 위험이 높은 후순위 채권을 삼성증권이 안고 있었는데요.
이제 차츰 상각이 끝나면서 이 같은 일회적 비용이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00년 12월 계열사인 삼성투신증권과 합병하면서 발생한 약 2천6백억원 수준의 영업권 인식도 올해로 상각이 끝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지난 해말 10% 인력 감축에 20개 지점을 폐쇄 또는 통폐합했고요.
판관비 대비 영업수익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앵커)
퇴직연금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이 기대되고 실적의 발목을 잡아 온 기존 부실 처리도 마무리되고 있다…
이 두 가지가 축이 돼서 삼성증권에 대한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로군요.
하지만 어제 그제 증권주는 부침이 심하지 않았습니까?
지난 주말과 월요일 다시 오르는 듯싶더니 어제 하락하면서 제자리 걸음에 그쳤는데요.
증권주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시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수익구조가 바로 위탁매매 수입에 크게 편중된 증권사들이 대부분이고요.
시황이 좋으면 눈에 띠게 주목 받을 수 있지만 시황이 나쁘다 싶으면 다시 주춤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제 크게 떨어진 한화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교보증권 등이 대체로 비슷한 범주에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반면 어제 같은 경우에도 배당락을 앞두고 하나증권, 신영증권, 대신증권 등 배당 관련 종목들은 제법 시세를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으니까요.
증권주를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시장이 다시 약세이긴 합니다만, 증권업종은 “경기 순환”이나 “산업 구조 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많고요.
아직까지도 주가 수준은 겨우 순자산가치 정도로 평가 받고 있는데 활황기에 최고 1.3배 정도에서 거래된 것을 보면 아직 증권주를 외면할 만한 시기는 아니라는 지적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