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가치혁신포럼] 김재우 사장 인터뷰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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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의 하이라이트는 김재우 벽산 사장의 강연이었다.
권영설 한경가치혁신연구소장이 묻고 김 사장이 답하는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된 인터뷰 강연에서 김 사장은 "가치사슬이 와해되고 업종 구분이 없어지는 사회에서 살아남는 것은 고객에 집중하는 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직후 경쟁사와의 시장점유율 싸움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는데 어떤 이유에선가.
"세상은 큰 것이 이기던 시절에서 빠른 것이 이기는 시대로 바뀌었다.
그 변화에 맞춰 우리도 남과는 다른 길을 택해야 했다.
외형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새로운 시장을 찾는 데서 얻는 것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어떤 원칙에서 거래처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했나.
"거래처가 많으니 관리비용이나 관리인력이 지나치게 비대했다.
정작 필요한 것만 남기니 10%밖에 안 됐다.
가치사슬이 와해되고 업종 구분이 없어지는 추세인 만큼 우리에게 가장 수익을 많이 주는 우량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이 섰다."
-워크아웃 기업이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에서 사업했다는 지적도 있다.
"워크아웃 기업 가운데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출자전환이나 부채탕감을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자율 조정 정도에 그치는 워크아웃도 있다.
벽산의 경우는 이런 '혜택'을 하나도 받지 않았다.
자구노력을 전제로 4년 만기연장만 받았을 뿐이다.
오히려 '워크아웃 기업이라 위험할 것'이라는 오해만 샀다."
-설계사무소,건축주,건설회사 등을 새로운 주고객으로 찾아낸 과정이 궁금하다.
"이전에는 우리 물건을 사주는 곳만이 고객이었다.
총판점이 가장 중요했고 두 번째로 건설회사를 큰 고객으로 여겼다.
그러나 우리가 미래의 변화를 읽으려 노력하며 고객을 새로 정의해보니 진정한 고객은 건축주와 이들 건축주에게 영향을 미치는 설계사무소라는 결론이 나왔다.
브랜드에 민감한 실거주자도 무시할 수 없는 고객이었다."
-외형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새로운 전략이 외형으로까지 확대하기는 어려운 것인가.
"외형을 성장 목표로 하는 것은 옛날의 성공 방식이다.
이제 글로벌 회사를 지향하는 경우가 아니면 외형성장은 의미가 없다.
VCM(가치창조경영)을 통해 우리가 택한 방식은 숨어 있는 가치를 찾자는 것이다."
-과거의 실적을 잘 보고받지 않는다고 들었다.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의 성과가 미래로 연결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지난 98년 매출 1천1백억원으로 시작해서 이걸 2천억원까지 올리는 과정에서 사원들에게 '(과거의 방식으로 하던 것은)하지 말라'고 주문한 적이 더 많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나.
"정말 중요한 것은 개인 스스로 바뀌는 것이다.
벽산에서는 이것을 '혁신을 혁신하자'는 슬로건으로 말한다.
스스로 '이 정도면 나도 참 잘하는 건데'하며 만족해서는 혁신은 이뤄지지 않는다.
한번 성공이라는 '단맛'을 본 것이 끊임없는 혁신에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리=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