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아빠가 무슨 할말이 있겠습니까" "못난 아빠보고도 반갑다고 뛰어오며 웃던 얼굴과 고사리 손만 생각하면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밤 노점상 일을 나가는 아버지를 배웅하던 어린이가 아버지가 몰던 트럭에 치여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후 이 어린이의 빈소에서 아버지는 눈물을 멈출 줄을 몰랐다. 23일 오후 5시 30분께 부산 북구 금곡동 모 아파트 앞 도로에서 고모(45)씨가몰던 트럭에 고씨의 딸(8.초등1년)이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고씨가 밤 노점상 일을 나가려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트럭을 몰고 나오는 것을 가게에서 과자를 사오던 고씨의 딸이 보고 반가운 마음에 트럭을 따라 가다 차쪽으로 넘어지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고씨의 딸이 아버지를 배웅하기 위해 트럭 옆을 따라 뛰어가다 중심을잃고 넘어지면서 차량에 깔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 사 중이다. 한편 24일 고양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 북구 덕천동 부민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양의 부모와 친척, 성당 교우들이 모여 고양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고 있었다. 고양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갑작스런 딸의 죽음에 할말을 잃은 채 딸의 영정만을바라보고 딸의 이름을 부르며 굵은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손녀가 사고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칠순 할머니는 손녀를 잃은 충격으로 쓰러져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양의 이모는 "조카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성격이었다"며 "4살 때 맹장염 통증이 왔을 때도 부모가 걱정할까봐 참고 참다 맹장이터진 다음에야 부모들이 알고 병원으로 옮겼을 정도로 또래에 비해 철이 든 착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보증금 1천700만원에 월세 22만원 짜리 임대아파트에 사는 고씨는 야간에 집 근처 아파트단지에서 오징어회를 썰어 팔면서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으며 지난해말 오토바이 사고로 한쪽 다리가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불편한 상태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