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주 북한 내각총리의 중국방문으로 북-중 고위급 채널이 가동된 가운데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대답이 언제 나올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오는 27일로 끝나는 박 총리의 방중 일정과, 평양 당국의 자체 분석기간, 그 후 중국 고위인사의 방중 가능성 등을 두루 감안할 때 앞으로 2주 정도면되지 않을까 하는 게 관측이 우세하다. 또 `한미연합전시증원'(RSOI) 연습과 합동야외 기동훈련이 오는 25일 종료되는것도 한동안 상황을 예의주시해온 북한이 움직이는데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의 관례로 볼 때 북한은 남한에서 한미 양국의 연합훈련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모든 가능한 채널을 동원해 "북침 전쟁연습"이라며 대미 비난에 집중할 뿐 한 번도 유화적인 제스처를 쓴 적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도 북한은 외무성과 관영언론매체를 통해 "북침을 위한 핵전쟁연습"이라며 비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경제통'인 박 총리가 핵문제 논의를 위해 중국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사안의시급성과 중요성을 감안할 때 22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 행정부가 전한 대북 메시지의 `대강'은 전해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박 총리의 반응은 썩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 총리는 회담에서 "6자회담을 반대하지 않으며 회담을 포기한 적도 없으며 회담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지 참가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으나, 부정적인 시각은 내비치지 않았다. 북한 수뇌부는 박 총리의 `대강' 보고에 이어, 필요할 경우 중국측 고위인사의방북을 통한 북-중 협의에서 구체적인 내용과 분위기를 전달받고, 차후 입장을 정할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고위인사의 방북이 이뤄질 경우에는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이나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수석 부부장이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 부장 또는 다이 부부장과 같은 `중량급'이 방북인사로 정해진다면 그 자체가 상황이 어렵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다'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대북 압박 제스처일 수 있다는 얘기인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22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동북아 순방의 목표는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