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과 2002년 내한으로 이름을 알린 러시아의 '숨은 거장' 미하일 페투호프가 세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다음달 5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 앞서 있었던 내한공연에서 그 진가를 확인시킨 바 있는 페투호프는 러시아 피아니스트의 계보를 잇는 '2세대' 피아니스트의 대표주자 중 한 사람이다. 1975년 21세의 나이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입상해 주목 받았으나 뛰어난 기량의 음악인들이 서방으로 망명할 것을 우려한 구 소련 당국에 의해 해외 공연이 금지되면서 불행히도 이름을 널리 알리지 못했다. 90년대 들어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면서 비로소 활동 영역을 세계로 넓혀 감춰졌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오고 있다. 20세기 최고의 바흐 연주자로 꼽히는 타티아나 니콜라예바의 애제자로도 유명하다.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니콜라예바를 사사한 페투호프는 현재 이 학교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10세 때 자작곡으로 첫 무대를 가졌을 만큼 작곡에도 소질을 보여 이후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에게서 작곡법을 배우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특별히 쇼스타코비치를 위해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추억'을 연주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바흐의 '카프리치오 B플랫장조 BWV 992', 쇼팽의 '야상곡 Op.48 No.1', 로시니-리스트의 '베네치아의 곤돌라 경기' '라 타란텔라', 리스트의 '스페인 광시곡' 등을함께 들려준다. 다음달 7일 제주시향 협연, 8일 창원시향 협연, 12일 덕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독주회, 14일 부산시향 협연도 마련된다. 3만-7만원. ☎1588-7890, 1544-1555.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