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다시 부진에 빠지고 원·달러 환율도 9백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는 등 회복 조짐을 보여온 경기에 갖은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초에도 수출 호조와 주가 상승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나타냈던 경기가 4월 들어 유가 급등 등 대외 악재 탓에 다시 급격히 꺾이는 '더블 딥(짧은 회복 후 재침체)'에 빠지는 등 해마다 연초의 반짝 상승세를 경험했던 터라 정부는 '4월 징크스'를 피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7일 관계부처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배럴당 56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6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41달러(2.5%) 오른 56.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또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10전 떨어진 달러당 1천원70전으로 마감,1천원선이 위협받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고유가 등 악재로 인해 13.08포인트 내린 980.05,코스닥지수는 11.92포인트 폭락한 471.74로 마감됐다.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유통수익률도 이날 0.04%포인트 하락한 연 3.97%를 기록,근 50일 만에 다시 3%대로 내려앉았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유가와 환율 등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면서도 "유가 등은 정부가 조절할 수 없는 대외 요인인 데다 단기 대응도 쉽지 않아 경기대책 전반을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작년 초에도 세계경기 회복 전망과 수출 호조로 전년 말 500대에 머물던 주가가 900대로 올라서면서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낙관론이 많았다. 그러나 3월부터 국제 유가가 오르고 4월 초 미국의 금리인상,4월 말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등이 이어지면서 경기회복 기대는 이내 고개를 숙였었다. 신동열·차병석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