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우체국들이 '생존을 위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e메일의 보편화로 우편물 왕래가 급감하고 있는 데다 신기술로 무장한 민간업체들이 대거 시장에 진입,그동안 정부 보호 속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국영 우체국들은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시장은 줄고 경쟁자는 늘고=세계 각국의 국영 우체국들에서 일하는 종업원 수는 현재 약 5백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1990년대 말과 비교,무려 1백만명이나 줄어든 수치다. 인터넷 휴대전화 등 통신 수단의 발달로 서신을 보내는 일이 줄어 우편업 매출(지난해 2천5백억달러)이 해마다 급감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금은 기업의 각종 공과금 고지서 및 광고물 발송업무 역시 대부분 인터넷으로 처리된다. 특히 '전자 바코드 시스템''우편물 위치추적 장치' 등 최첨단 물류기술을 갖춘 DHL 페덱스 등 민간 특송업체들이 50%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우체국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생존 전략을 찾아라=각국 정부는 '민영화'와 '시장 개방'을 해법으로 삼았다. 일본은 오는 2007년부터 우정공사를 발송·지점망·예금·보험 등 4개 부문으로 분할,민영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들은 늦어도 2009년 이전까지는 우체국의 독점적 지위를 박탈하고 우편업에 '경쟁' 개념을 도입할 방침이다. 우체국들도 살 길 찾기에 바쁘다. 영국의 로열메일은 자국 시장을 넘어 유럽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최근 5년간 1백20여개 택배업체들을 인수,국제 영업망을 넓혔다. TPG(네덜란드) 도이체포스트(독일) 라포스테(프랑스) 등은 유럽 전역은 물론 아시아 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해 각국 우체국들과 협력관계를 맺는 한편 페덱스 UPS 등 민간업체들과도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는 우체국들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로열메일은 우편업과 이동통신이 결합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국제우편연합(UPU)은 인터넷 '닷포스트(.post)' 도메인을 이용,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우편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65만개의 가상 우체국을 만들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