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주 개막한 세계최대의 IT박람회인 '세빗'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2005 세빗을 결산하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최서우 기자 나왔습니다. 먼저 CEBIT박람회에 대해 간단히 설명 먼저 해주시죠? [기자] 세계 양대 IT박람회에는 독일에서 열리는 세빗과 미국서 열리는 컴덱스가 있습니다. 두 행사간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컴텍스쇼가 최신 기술, 최근 개발품을 선보이는 기술 경연장이라면 세빗쇼는 이미 소개된 제품과 기술을 놓고 바이어들이 구체적인 구매상담을 벌이는 곳이다. 지난해 전체 관람객 중 85%가 IT산업 종사자들이었다. 이 중 3분의 1이 최고경영자(CEO)급들이었고 56%가 세일즈 결정권자들이었다. 세빗은 지난 50년대 후반 사무장비산업 박람회를 기초로 출발해 60년대 전자산업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70대엔 하노버 산업박람회로 편입됐다가 급증하는 출품업체와 참관객수를 충족시키기 위해 86년 3월부터 독립적인 전시회로 출범하게 됐다. 이번 세빗 2005에는 전세계 72개국에서 정보통신업체 6270개가 참가했다. 세빗은 90년대부터 전시자 수가 급증해 현재 전시홀만 27개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박람회로 성장했습니다. [앵커] 단순한 박람회가 아니라 기업들의 대규모 세일즈현장이라고 할 수 있군요, 이번 세빗행사가 한국기업들의 잔치였다라는 평가까지 나올만큼 국내업체들의 활약이 대단했다죠? [기자] 올해 세빗은 그 어느 때보다 IT산업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한 분위기였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한국 기업들이었습니다. 행사가 열린 독일 현지에선 60년대 독일이 선도했던 기술ㆍ통신ㆍ전자산업의 흐름이 70~8 0년대에 일본으로, 2000년대 이후로 한국 등 아시아 국가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앵커] 국내업체들의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기자] 개막식이 열린 10일에는 주최국인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삼성전자 부스를 공식 방문해 한국 업체의 높아진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삼성전자는 세빗 2005에서 천평이 넘는 부스에 410종에 달하는 최첨단 디지털 제품을 전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세빗 2005 개막 첫날인 지난 세계 최초로 7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처음 공개한데 이어 3기가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HDD)를 내장한 스마트폰 등 휴대폰 분야에서 연이어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82인치 LCD TV, 71인치 DLP 프로젝션TV, 102인치 PDP TV 등 세계 최대 디지털TV를 내놓았다. LG전자는 850여평 규모의 3개 전시관 위에 '명작'을 주제로 전 시관을 꾸몄다. LG전자가 유럽 휴대폰 시장 공략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을 디자인입니다.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휴대폰을 공개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LG전자는 양산형 제품으로는 세계 최대크기 71인치 금장 PDP T V, 55인치 디지털 LCD TV, 지상파 DMB 휴대폰 등 550개 모델을 전시했다. 팬택계열은 유럽 휴대폰 시장 진출을 위해 개발한 3세대 휴대폰 모델 3종을 전시했습니다. 팬택은 UMTS모델 외에 위성DMB폰과 지문인식폰, 디자인 컨셉트폰 등 총 29종의 멀티미디어 컨버전스 휴대폰을 출품했습니다. [앵커] 이번 전시회에서 업체간의 신경전이 가장 치열했던 분야가 바로 휴대폰인데요, 이와 관련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휴대전화의 경우 이번 전시회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HSDPA라 불리는 3.5G세대 휴대폰이었습니다. 700만화소 카메라폰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폰 등 첨단 기술을 결합 한 모델들은 한국이 휴대폰 강국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삼성전자와 지멘스가 각각 관련 상품을 선보였으나, 지멘스는 PC카드를 사용했으며 단말기는 아예 없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상용단말기와 함께 시스템 및 모뎀 칩을 모두 선보여 한 수 위임을 과시했다. 기존의 일반 2~3세대 휴대전화도 한국상품이 압도했습니다. 디지털카메라폰은 지난해까지만해도 100만화소대가 주로 눈에 띄었으나 올해는 200만 화소가 주류를 차지했다. 소니-에릭슨의 경우 200만화소 2개 모델(GP RS폰), 지멘스와 파라소닉은 각각 1개 모델을 선보였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700만화소급 두종류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중의 또 하나는 DMB폰. 한국의 3사는 위성 DM B폰과 지상파DMB폰을, 외국사로는 지멘스가 유럽방식의 DVB-H폰 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유럽방식의 DVB-H폰까지 선보여 경쟁 우위에 있음을 실감시켰다 [앵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에게도 이번 행사는 해외진출의 좋은 기회였을텐데요, 중소기업들의 활약은 어땠습니까? [기자] 현대이미지퀘스트는 신제품인 일체형 32인치 LCD TV를 비롯해 총 22종의 디지털TV 제품을 내놓았다. 레인콤과 코원시스템, 엠피오 등 국내 대표 벤처 MP3플레이어업체들도 이번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세계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애플의 아이팟에 맞서 하드디스크타입의 제품들을 중점적으로 선보였습니다. 이 밖에 우전시스텍, 다산네트웍스 등이 독립관을 마련하거나 공동관을 구성해 다양한 첨단 이동통신 기술을 뽐냈다. [앵커] 세빗현장에서 해외홍보와 수출협상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낸 사람들이 바로 기업의 CEO들일텐데요? [기자] IT코리아의 경연장이라 할 수 있는 '세빗 2005'에는 국내 IT기업들의 스타CEO들도 두팔을 걷어 부치고 대거 참여해 눈코틀새 없이 바쁜 세일즈전을 펼쳤습니다.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 전시회 개막과 함께 매일 같이 부스에 나와 현장 세이즈를 펼칩니다. 독일의 슈뢰더 총리를 비롯해 세계 주요 IT기업의 중역들을 맞아 일일히 제품을 설명합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미디어부분을 이끌고 있는 최지성 사장은 매출 20조원과 순익 1조원 돌파를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목표달성을 위한 주력지역은 유럽과 미주입니다. 세빗마케팅을 통해 유럽지역 매출을 지난해보다 50%가량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입니다. LG전자는 휴대폰에 올인한다는 전략입니다. 올해 생산목표는 7천만대. 지난해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물량입니다. 세계시장 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이와함께 해외 사업자와 공동 개발중인 3.5세대 HSDPA폰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입니다. 박문화 LG전자 사장은 전략회의를 시작으로 열띤 세이즈전에 뛰어듭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등한시 했던 해외 중견 IT기업들과의 수출 협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이성규 팬택 사장도 삼성과 LG전자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선두에 나섭니다. 유럽의 IT기업들과 직접 수출 협상을 펼치는 열성을 보입니다. 중동지역이나 러시아 바이어들과도 비밀리에 협상을 벌입니다. [앵커] 세빗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기자]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은 글로벌기업으로 훌쩍 성장한 국내 대기업의 명성과 화려함을 확인하는 무대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아직까진 취약한 국내 중소전자업체들의 마케팅력을 확인한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벤처를 지원을 외치고 나선 현재 업계에서 가장 절실히 바라는 점도 이 점입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시장에서 어떻게 구매로 연결시키느냐가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더 중요합니다. 중소업체들에 대한 정보의 마케팅지원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서우기자 s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