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을 타고 각 건설사들이 올해 아파트 분양의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중소 건설사들은 물론이고 대형사들까지 3월 첫 분양 성공을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첫 분양성공 여부가 이후 분양 사업장과 아파트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A급 분양소장을 첫 사업장에 출격시키고 실무자들은 긴장감속에 밤을 새가며 일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첫 분양현장은 성공 가능성이 높고 청약인파를 몰고 올 수 있는 자신있는 현장을 먼저 분양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 되고 있다. 또 사전마케팅을 강화하고 견본 주택(모델하우스) 문을 열때는 각종 이벤트에 선물을 주는 것은 이제 왠만한 건설사들에는 기본이 됐다. 최근에는 견본주택에서 가훈을 써주고 디지털 가족사진도 현상해 주고 캐리커쳐 그림을 그려주다 못해 손톱까지 다듬어 주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의 이벤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견본 주택 오픈 첫날 그리고 오픈 첫 주말에 구름인파가 올려와야 분양성공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구름인파는 먼저 연쇄적인 작용을 일으켜 더 많은 인파를 몰고 오고 다른 지역으로까지 관심몰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언론의 관심을 받게돼 돈안들이고(?) 사업지와 아파트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수천만원, 수억원을 들여 신문 방송에 광고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사전마케팅과 이벤트 사업만 잘 벌인다면 예산 얼마 들이지 않고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각 건설사들은 '구름인파' 몰이에 매진할 수 밖에 없으며 일단 청약자들이 몰려들기만 하면 반이상은 성공한 셈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건설사들이 요즘들어서는 '구름인파'에만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건설사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이 선물받고 이벤트만 즐긴뒤 청약하지 않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분양 담당자들은 옛날과는 다르게 '구름인파'가 몰려와도 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올봄 다행이 주요 분양현장에 건설사들이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미분양 악몽을 떨치는 분위기인 것 같다. 그러나 견본주택의 '구름인파' 꿈이 완전히 꿈(?)으로만 끝나는 상황이 종종 연출되고 있어 올봄 분양현장에 나타난 '구름인파'의 계약결과가 더욱 궁금해진다. 청약자들은 구름인파에 속지말고 냉정하게 아파트와 사업지의 가치를 꼼꼼히 따져보는 현명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물론 공짜 선물과 이벤트는 놓치지 않기를 바라지만... 유은길기자 eg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