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대한투자신탁증권 인수를 이달 안에 마무리짓고 연내에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또 새로운 형태의 신용카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 이동통신회사와 전면적인 사업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하나은행장에 선임될 예정인 김종열 부행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 부행장은 "대투증권 인수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이달 중 MOU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가 봐도 공정한 가격이라고 인정할 만한 제안을 했다"며 "이번 대투증권 인수에는 하나은행의 최대주주인 싱가포르 투자기관 '테마섹'이 함께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행장은 또 대투증권 인수가 확정되면 금융지주회사 설립작업에 들어가 이르면 10월,늦어도 연말께 출범식을 갖겠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6.4%는 자산운용,투자은행(IB)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합작할 때 활용할 방침이라며 "어떤 경우에든 증권거래소 시장에서 매물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개념의 신용카드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국내 이동통신회사와 사업제휴를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2·4분기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카드는 신용구매,현금서비스는 물론 커뮤니케이션,위성DMB 등 수많은 기능을 집약하게 될 것이고 그 형태는 플라스틱 카드일 수도 있고 모바일폰일 수도 있다고 김 부행장은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새 신용카드 제휴선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SK텔레콤을 1순위 후보로 꼽고 있다. SK그룹이 오래 전부터 카드업 진출을 추진해 왔고 SK네트웍스 분식회계 사태 이후 위기극복 과정에서 하나은행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해 온 점을 고려한 분석이다. 김 부행장은 LG카드 인수설에 대해서는 "현재 LG카드의 시가총액이 4조원을 웃돌고 있는데 자기자본수익률(ROE) 20%를 맞추려면 매년 8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하는 셈"이라며 "감자 이후 적정가격이 형성되면 그 때 가서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또 외환은행 인수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자산운용과 신용카드 부문이 우선이고 은행간 인수·합병(M&A)은 그 다음 문제"라며 "아직 구체적인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 다만 "하나금융그룹의 파격적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면 은행간 M&A를 추진할 것"이라며 "그 상대 중 하나로 외환은행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은행은 외국환업무와 해외지점망,우수 대기업과의 유대관계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국내 지점이 다소 많고 소매금융 부문에서 하나은행과 중첩되는 면이 많다는 단점도 있다"고 부연설명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