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 유치 첨병들] 경기 외자도입 노력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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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라'
경기도가 첨단외국기업 유치 과정에서 전방위 입체적인 행정을 펼쳐 대만 등 경쟁국으로 가려던 외투기업을 잇달아 국내로 끌어들였다.
특히 한 기업을 세번씩이나 방문하는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하거나 헬기를 동원한 입체행정,대기업 구매담당자를 동참시켜 납품약속,도로개설 등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공(功)을 들였다.
그 결과 독일의 머크(LCD액정장치)와 지멘스메디컬(첨단의료기기),일본의 호야(LCD포토마스크),미국 델파이연구소(자동차부품) 등을 유치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파주LG필립스LCD단지를 필두로 수원~평택으로 이어지는 세계최대 LCD클러스터와 수원~용인~성남~판교로 이어지는 R&D(연구개발)클러스터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만 15사 6억달러 유치=경기도는 올해 외자유치 목표액을 20억달러로 정했다.
이를 위해 올해만 유럽 일본 미국에 대한 투자유치에 나서 15개 기업에서 6억달러를 유치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지난 2002년 7월 손학규 지사 취임 이후 지금까지 68건 1백25억9천6백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으며 이로 인한 고용유발 효과만 6만여명에 이른다.
특히 지난 6∼12일 미국을 방문,세계적 IT기업인 인텔과 무선통신 반도체 업체인 액세스텔의 R&D센터 및 3M,하니웰,프렉스에어,렉슨 등 8개 업체로부터 3억8천만달러를 유치했다.
◆'삼고초려'에 대기업 구매담당자까지 동참=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포토마스크 제조업체인 일본의 호야사는 LCD 분야에서 향후 7∼8세대를 대비하는 포토마스크 부문의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
대만에 투자를 검토 중이었으나 손 지사가 2003년 7월과 2004년 2,9월 등 3차례나 일본을 방문한 끝에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삼성전자 구매담당 간부까지 동참해 삼성이 충남 탕정의 S-LCD㈜에 관련 부품의 납품을 해주겠다고 약속,작년 5월 MOU(양해각서)를 맺고 같은 해 10월 공장을 착공했다.
호야의 7세대 이후 포토마스크는 일본보다 국내에서 먼저 생산되는 셈이다.
◆'헬기를 띄워라'=지난해 5월19일 세계적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독일 지멘스메디컬의 수석부사장이 R&D시설 투자와 관련해 한국을 방문했다.
부사장이 투자유치 결정권을 갖고 있어 경기도는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설득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당시 부사장 일행의 손 지사 면담 시간은 30분에 불과했다.
경기도로서는 투자현장을 보여주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상황이 급박하자 경기도는 당일 12시 부사장 일행의 입국 시간에 맞춰 인천공항에 헬기를 띄웠다.
분당 벤처빌딩과 판교·이의동 광교테크노밸리를 보여주는 등 3시간의 투어를 끝내고 서울 여의도 면담장에서 면담을 했다.
이 같은 노력은 부사장 일행에게 신뢰감과 감동을 줘 5천만달러 규모의 R&D센터를 성사시켰다.
당시 헬기를 탔던 경기도 투자담당 관계자는 "심한 기류로 인해 멀미를 하는 등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까지 갔었다"고 말했다.
◆지방과 중앙정부의 합작=세계 최초로 TFT-LCD를 개발한 독일의 머크사 유치는 중앙정부와의 합작품이다.
머크사는 LCD 분야에서 세계시장의 42%를 점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다.
'어디에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 LCD 순위가 결정될 정도로 머크사의 영향력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당초 대만 진출 계획을 갖고 있던 머크사 유치는 경기도로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이재율 투자진흥관은 "당시 머크사는 '대만으로 가겠다.
한국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산업자원부와 협력해 외국투자유치 촉진을 위해 산자부가 도입한 고용·훈련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Cash-Grant(현금지원)'를 수억원 지원하는 조건 등을 내걸어 투자유치를 성사시켰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