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회사다!"


SK 임직원들이 모인 회식자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건배구호다.


한 사람이 "내가!"를 선창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일제히 "회사다!"를 외친다.


이어 "회사는!""우리다!","SK!""OK!" 구호가 뒤따른다.


"사람이 곧 기업"이라는 최태원 SK(주) 회장의 '인내사'(人乃社) 경영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는 또 기본 경영철학인 'SKMS'(SK경영관리체계)에서 <>기업경영의 주체는 사람이며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자발적 의욕적으로 세계 최고수준을 추구하도록 해야 한다는 '인간위주의 경영' 원칙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CEO의 확고한 인재경영관


"나는 여러분을 회사라고 부르겠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얼마 전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한 말이다.


회사 직원을 회사와 동일시하는 것은 다른 그룹과 차별화된 SK 경영진만의 독특한 인재관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개별 직원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또 "기업에 있어 사람은 시작이자 마지막인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그렇다면 최 회장이 생각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그는 인재관에 대한 물음에 "나는 자신감 있는 사람,능력있는 사람,가능성이 있고 그 가능성을 스스로 개발해 나가는 사람,그리고 패기를 갖춘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정말 우수한 인재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한 적이 있다.


SK에서 전통적으로 신입사원 교육을 비롯 모든 계층간 교육에 회장이 참석,회사의 비전과 발전방향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 회장은 지난 한햇동안 임직원 워크숍 등에 24차례나 참석,'이해관계자의 행복극대화'라는 새로운 경영이념 정립과 SK의 경영관리체계(SKMS) 개정을 위한 토론을 주도한 바 있다.


이는 선대회장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故) 최종현 회장도 "나는 내 일생을 통해 한 80%는 인재를 모으고 기르고 육성하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언급,인재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관학교 뺨치는 임원교육


SK에서는 '해외 우수인재 유치전' 같은 거창한 이벤트는 찾기 어렵다.


여기에는 가능하면 사내에서 인재를 키워 쓰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담겨있다.


연수원인 'SK아카데미'에서 외부강사를 찾기 어려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는 지난 94년부터 체계적인 임원육성제도(EMD)를 도입,시행하고 있다.


EMD는 각 사의 경영을 담당할 최고경영자를 조기에 발굴해 계획적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제도.


그룹에서 시행하고 있는 경쟁우위 전략인 수펙스(SUPEX) 추구를 이끌어 나갈 탁월한 임원 및 임원후보에 대한 집중 양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한 것이다.


사내 교육프로그램도 다양하다.


SK는 임원과 차·부장급을 대상으로 일종의 미니 MBA(경영대학원)라 할 수 있는 인력양성프로그램 '선더버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더버드 프로그램은 SK의 대부분 계열사에서 시행하고 있으며,매년 5∼10명 정도가 참가하고 있다.


SK㈜는 미국 카딘대와 제휴,선진경영기법 습득 및 어학능력 향상을 위해 온라인 교육과정을 개설·운영중이다.


또 매년 3∼4명의 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안식년' 제도를 적용,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법률 회계 인사 전략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기르기 위해 글로벌 MBA과정을 갖추고 있으며 SK케미칼도 7주과정의 MBA과정을 개설,미국 MBA과정과 유사한 사례교육 위주로 운영중이다.


◆"SK의 신입사원은 다르다"


SK는 신입사원 연수과정부터 사회봉사활동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른바 '사회적 기업인'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 전원은 SK아카데미에서 선정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직접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SK는 또 신입사원들의 사회봉사활동이 1회성 행사가 되지 않도록 사회봉사활동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한 안내와 함께 사회봉사활동 후기를 정리해 토론하도록 하는 사후 프로그램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